CJ이엔엠 국장은 벌금형→집유로 형량 늘어
"일부 업무방해 및 '시간외투표' 사기 무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책임프로듀서(CP)가 항소심에서 징역 8월로 일부 감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김예영 장성학 장윤선 부장판사)는 26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CP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과 달리 징역 8월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7년 7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Mnet '아이돌학교'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7.12. yooksa@newspim.com |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김 CP의 공소사실 중 아이돌학교 10회 방송 조작 관련 업무방해 및 시간 외 투표 8000표에 대한 사기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투표는 방송 시작시부터 종료시까지만 유효하다는 공지가 매회 방송되는 등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며 "시간 외 투표는 시청자들이 순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의사 없이 투표했을 가능성도 있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모 CJ이엔엠 국장은 1심의 벌금 10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국장은 이 사건 프로그램 제작을 지시하고 김 CP로부터 보고받아 프로그램의 큰 틀과 방향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었다"며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로 최종 데뷔조 선정은 회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였기 때문에 김 CP의 단독 결정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김 국장은 방조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인정 가능하다"고 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피고인들은 유력한 방송사 제작국장과 책임프로듀서로 공정한 경쟁을 표방한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을 제작함에 있어 생방송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프로그램의 취지를 훼손하고 투표에 참여한 피해 시청자에게 재산적 손해는 물론이고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며 "아이돌 지망생인 출연자들에게도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사적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유료 문자투표수가 낮게 나오자 회사의 손해를 막는다는 의도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김 CP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로 보이는 출연자(이해인)가 처벌불원의사를 밝혔다"면서도 "해당 출연자는 아직 충분한 유명세를 얻지 못한 연예인으로 합의 의사를 (양형에) 중요하게 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2017년 7월 20일부터 같은 해 9월 22일 사이 아이돌학교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최종 순위에 들지 않은 3명을 걸그룹 데뷔 멤버로 선정하는 등 CJ이엔엠의 방송제작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과정에서 유료 문자 투표를 통해 원하는 출연자를 데뷔시킬 수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한 뒤 수익금 1500여만원과 정산 수익금 3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CP가 임의로 순위를 조작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동정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국장에 대해서는 가담정도가 낮은 방조범으로 판단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아이돌학교에 출연한 가수 이해인이 방송 당시 시청자 투표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김 CP가 데뷔조와 이미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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