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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脫학교] ① "학교 밖에서 원하는 공부할래요"

기사입력 : 2022년01월21일 09:30

최종수정 : 2022년01월21일 09:30

원격수업 전환 이후 학교 생활 부담 감소
학교 그만 둔 청소년 60%, 학업 지속해
적성과 진로 찾아 공교육 벗어나는 청소년들

[편집자]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2년이 지났다. 코로나19로 사회의 모든 영역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됐고 특히 학생들의 생활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와중에 학교 부적응과 또래의 문제 등으로 학교를 떠난 청소년이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기존 대면 수업이 비대면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되면서 공부에 대한 부담이 줄자 학교를 등지는 학생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 중심으로 짜여진 우리의 공교육에 근본적인 화두를 던진 셈이다. 코로나 2년 동안의 '학교 밖 청소년' 실태를 점검해 봤다. 

[서울=뉴스핌] 소가윤 인턴기자 = 올해 자퇴나 퇴학 등으로 초·중·고등학교를 그만둔 만 9~24세 학교 밖 청소년은 역대 최저 수준인 3만2027명으로 집계됐다. 학교 밖 청소년이 가장 많았던 2010년 7만6589명 이후 2~15%가량 꾸준히 줄었다가 2016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에 학교 떠난 학생 급감, 왜

21일 '2021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수는 2016년부터 증가했다. 2016년 4만7663명이었던 학교 밖 청소년은 2017년 5만57명, 2018년 5만2593명으로 매년 5%가량 늘었다가 2019년 5만2261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사진=교육통계서비스] 소가윤 인턴기자 = 2022.01.20 sona1@newspim.com

그동안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이탈을 막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실시해 왔다. 2014년 도입한 학업중단숙려제가 대표적이다. 일정 기간 숙려 기회를 주고 다양한 상담 및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적응력 향상과 학업복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 학교 밖 청소년은 3만2027명으로 전년대비 38.7% 급감했다. 학교급별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이 0.4%, 중학생은 0.5%, 고등학생은 1.1%로 전 학년도 대비 각각 0.3%p, 0.3%p, 0.6%p 하락했다.

학교 밖 청소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의 학업 중단자도 2019년 1만1886명에서 2020년 6418명으로 1만명 넘게 줄었다.

이 같은 결과는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로 유학을 가는 사례가 줄고 있는 것 이외에도 비대면 수업 위주로 학교생활이 진행되면서 학업 부담, 친구들과의 갈등 등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학교 수업이 대부분 원격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교 부적응이나 학업 문제에 대한 부담이 줄어서 학교를 그만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들은 학교를 그만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힘든 또래 관계 때문인 경우에 코로나 이후 온라인 학습이 주를 이루면서 학교를 그만둘 필요가 없었을 수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사례들이 학업중단 청소년 수 감소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2020.11.25 yooksa@newspim.com

◆학교 떠난 학생들, 그래도 공부하고 싶다 

학교를 떠난 학생의 절반 이상은 다시 학원이나 학업 관련 시설로 돌아왔다. 2019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서울 학교 밖 청소년 실태와 지원현황 분석' 연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이후 검정고시와 대학 준비 등 '학업'을 선택한 청소년이 60%를 차지했다.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공교육 체계와 직업교육의 한계를 투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공교육을 벗어났지만 입시를 찾는 청소년들은 본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춰 학습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학교를 그만 두면 공교육에 적응을 못했다고 보는 시각도 많았지만,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지 않을 경우 학교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보다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위해 따로 학습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일남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최근 청소년들이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학업 능력을 갖추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na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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