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지원센터도 속하지 않은 청소년들
"고작 절반만 참여, 바우처 지원 등 다양한 접근 필요"
교육수당 외 유인책 마련 필요성 지적
[서울=뉴스핌] 소가윤 인턴기자 = "센터에 한 번도 오지 않은 아이들이 걱정된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싶다."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시설 관계자는 제도 밖에 있으면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을 직접 찾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이 모두 지원센터와 같은 시설을 찾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전국 13곳의 거리 청소년 지원(아웃리치) 버스는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사실상 오프라인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만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학교 밖 도움센터는 온라인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마포평생학습관 학교 밖 도움센터의 문사라 강사는 "청소년들의 수요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코딩 개발 활동과 오케스트라 협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활동으로 홍보를 강화하면 청소년들이 더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소가윤 인턴기자 = 마포구평생학습관내 학교 밖 도움센터. 2022.01.20 sona1@newspim.com |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 발굴은 해결 과제
학교를 떠난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의무 교육 대상이므로 청소년들의 동의 없이 학교 측이 개인정보를 지원센터 측에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의무 교육 대상이 아닌 고등학생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의 학업 중단율이 가장 높지만 현실적으로 정확히 파악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지원센터나 대안학교 등에 가지 않으면 현황을 확인하기 힘들어 지원 또한 불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시설 모두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두고자 할 때 학교측에서 지원센터에 필요한 정보를 상세히 안내해 줌으로써 필요한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일남 명지대학교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학교 밖 청소년을 발굴하는 데에는 지원센터가 얼만큼 능동적으로 노력해서 발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들과 유사한 또래 집단의 요구나 분위기를 파악하고 얘기를 끊임없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밖 청소년 내에서도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 측 시설을 이용하며 이른바 관리되는 인원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울=뉴스핌] 소가윤 인턴기자 = 2022.01.20 sona1@newspim.com△ |
◆기관마다 프로그램 제각각, 다양한 진로 교육 필요
학교 밖 청소년들은 기관마다 학습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를 그만 둔 김수미(18·가명) 양은 "호텔제과제빵학과에 진학하고 싶은데 학교에서 듣는 수업은 연관성이 적다고 느껴 그만두게 됐다"며 "현재 등록한 경상북도 소재 기관에도 제과제빵 수업이 없어서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센터에서는 오는 4월에 있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것 이외에도 바리스타 자격증 수업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에 위치한 꿈드림센터를 다니는 강모(16) 양은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학과를 희망해 미술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영상편집은 따로 배워야 한다"며 학과와 진로를 각각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별도의 유인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교육당국은 수업을 들으면 수당을 지급하는 교육수당제도를 운영중이다. 매월 초등 10만원, 중등 15만원, 고등에 20만원을 지급한다. 2020년 2863명에서 지난해 4095명으로 지급대상도 확대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수당을 지급하면서 청소년들의 센터 수업 참여가 더 활발해졌다"면서도 "다만 센터에 등록한 청소년의 절반 정도만 이를 이용하고 있어 이용률을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 오히려 학교를 그만두는 상황을 조장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이들을 지원하는 것을 사회적 의무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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