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소극장에서 10일 개막…한국 노동사회 현실 풍자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는 한국 사회의 노동현실을 익살스럽게 풍자한다.
이 공연은 20세기를 대표하는 극작가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작가이자 연출을 맡은 이해성은 원작의 각색을 넘어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노동사회의 현실을 조명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 포스터 [사진=극단 고래] 2021.06.01 89hklee@newspim.com |
그가 작품을 쓴 계기는 블랙리스트 사태 당시 광화문 광장 캠핑촌에서 함께 했던 유성, 쌍차, 콜트콜텍, 파인텍 등 고공농성을 해본 해고 노동자들을 만나면서다. 그는 2018년 겨울 파인텍 해고노동자인 홍기탁, 박준호의 고공농성에 의해 15일간 연대 단식을 하면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 그리고 408일이라는 최장기 고공농성자였던 차광호와 함께 지내며 그 경험들을 인터뷰하고 차광호가 고공농성 기간 중 작성한 일기를 빌려와 읽으면서 굴뚝이라는 시공간을 체감하고 작품에 반영했다.
하지만, 이 연극은 결코 노동 현실에 대한 고발만은 아니다. 우리 삶의 현재적 가치와 그 현재의 순간을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한다. 한국 사회를 치장하는 화려한 문구 뒤에 숨겨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줄타기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공농성자에게 투영한 것뿐이다. 더불어 실소와 폭소를 동시에 자아내는 언어 유희도 놓치지 않는다.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는 오는 10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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