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가능성 농후, '친황교안'만 남긴다는 것"
"숫자만 가지고 쇄신이라 말할 수 없다" 비판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자유한국당 총선 규칙, '현역의원 50% 물갈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누구를 위한 공천이냐"고 되물었다.
한국당은 21일 현역의원 50% 물갈이를 목표로 현역의원 3분의 1 컷오프를 천명했다. 정량·정성평가를 통한 '시스템 공천',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는 민주당과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제대로 쇄신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공천 심사를 누가 하는지에 따라 쇄신인지 공천 남용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이해찬 당 대표를 비롯한 총선기획단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05 kilroy023@newspim.com |
충청권의 한 의원은 "인위적 물갈이를 하다보면 당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며 "자칫하다간 분당 가능성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교체율만을 앞세운 것은 무용"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 선거마다 국회의원 40% 이상이 초선 의원으로 바뀌었지만 국회는 같은 문제를 반복한다고 꼬집었다. 초선 의원 수는 16대 40.7%·17대 62.5%·18대 44.8%·19대 49.3%였다. 현재 20대 국회 당선인 중 초선 의원 비율은 44%다.
그는 "교체비율도 쇄신으로 보일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쇄신의 기준"이라며 "20대 국회 반성이 선행되지 않은 채 교체율만 앞세웠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쇄신은 숫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며 "'친황교안' 일변도의 공천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잘라 말했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물갈이를 통한 쇄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한국당 지도부가 합리적 보수 인사를 영입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극우로 옮겨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물갈이를 한다고 당 쇄신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21일 현역의원 절반 이상 물갈이를 선언했다. 또 교체율을 높이기 위해 현역 의원 3분의 1 이상을 컷오프하겠다고 밝혔다.
박맹우 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은 "향후 공천 방향과 컷오프에 관한 세부 사항은 치열하고도 심도 있는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한국당은 과감한 쇄신과 변화를 실천해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되찾는데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컷오프 기준이나, 다선 의원 교체 등 구체적인 공천 규칙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서도 추후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4월 일치감치 하위평가 20% 현역 의원에게 20% 감점 등 공천 규칙을 정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당 공천규칙은 '친황'만 남기고 다른 계파는 숙청한다는 의지로 읽힌다"라며 "공천 불복과 공천 승복·계파 다툼과 공정한 경쟁이 비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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