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 저생산 구조로는 매출 정상화 불가능 판단
중저가 모델 만드는 화성, 광주 공장 생산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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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핌=한기진 기자 ] 기아자동차가 22년만에 국내 생산 물량을 줄인다. 대신 해외공장 물량은 늘리기로 했다. 국내공장의 '고임금·저생산'구조속에 작년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공장가동률을 높일수록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판단에서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2018년 소하리, 광주, 화성 등 국내 공장 3곳의 목표 생산량을 124만3500대로 전년 생산량 128만7569대보다 3.45%(4만4069대) 줄였다. 반면 미국, 중국, 멕시코, 슬로바키아 등 4개 국가의 해외공장 목표 생산량은 135만4000대로 전년(121만8000대) 보다 11.16%(13만6000대) 늘렸다.
이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국내(160만대 생산능력)는 80%->77%로 낮아지고 해외(196만대 생산능력)는 61%->68%로 높아진다.
이번 결정으로 화성, 광주 공장은 생산감소 후유증이 불가피하다. 이들 공장은 해외에서도 생산하는 중저가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K5, K7, 니로, 쏘렌토, 모하비 등 3000만~4000만원대 차량을 만드는 화성공장은 목표 생산량이 48만3600대로 2만3243대 줄었다. 쏘울 카렌스, 스포티지, 봉고트럭 등 2000만원대 차를 생산하는 광주공장은 2만9923대나 줄인 46만2300대로 정했다.
기아차는 국내 생산량을 줄이는 배경으로 현재의 고임금을 저생산성 구조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내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40~50대 수준으로 해외 공장 중 가장 높은 멕시코의 68대에 비해 20여대 낮다. 인건비는 멕시코와 중국 공장이 국내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5000만원 대 전후 가격으로 작년 출시된 스포츠 세단 ‘스팅어’와 1억원에 육박하는 이달 출시될 ‘신형 K9’ 등 고가 모델이 생산되는 광명시 소하리 공장의 목표 생산량은 29만7600대로 9107대 늘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에서 보듯 고임금 구조의 국내공장이 돌아가려면 경쟁력있는 신차만 가능한데 현재로는 고가의 차량만 가능하다”면서 "기아차는 통상임금 패소로 인건비 상승압박도 더 큰데다 아직 브랜드 경쟁력이 낮아 고가 차량 매출 확대도 쉽지않다"고 국내생산 감소의 불가피성으 설명했다.
기아차는 이 같은 계획을 지난달 말 소하리 공장에서 열린 ‘2018년 경영설명회’에서 노조에 통보했다. 노조는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생산수당 등 임금 감소로 인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화성, 광주공장에는 축소된 사업계획 만회를 위한 신차종을 조기에 배치하고 생산물량 확대방안을 사측이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