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전자가 4일 전체 메모리의 60~70%를
-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공급 부족을 활용해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일부 계약에 선수금·가격 하한 포함…불황기 물량·수익성 방어 기대
AI 메모리 공급 부족에 협상력 확대…고객은 물량, 삼성은 수요 가시성
CXMT 직접 겨냥은 아니지만 고객 선점 효과…메모리 사이클 충격 완화 주목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삼성전자가 전체 메모리 공급 물량의 60~70%를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 5곳과 이미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AI(인공지능) 관련 대형 고객 5곳과도 추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향후 수년간의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수요가 발생한 뒤 가격에 맞춰 제품을 판매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과 물량을 먼저 확보한 뒤 생산과 투자를 결정하는 구조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일부 계약에는 선수금과 가격 하한까지 적용해 메모리 가격 급락에 따른 위험도 낮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는 시기를 활용해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동시에 CXMT 등 중국 후발업체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기 전에 핵심 고객을 선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 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전체 캐파의 60~70% 수준으로 장기공급계약을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완료되면 목표 수준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밝힌 60~70%는 실제 메모리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비중으로 알려졌다. 전체 판매 물량 가운데 최대 70%를 장기계약으로 공급하고, 나머지 물량은 시장 수요와 가격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상위 데이터센터 고객 5곳과 LTA를 체결하고, 인공지능(AI) 수요와 관련된 추가 대형 고객 5곳과도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계약은 기본 5년 단위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매년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롤링 방식으로 알려졌다.
◆가격 따라 팔던 메모리, 수요부터 확보한다
과거 메모리 시장은 고객사가 PC와 스마트폰, 서버 판매 전망을 토대로 필요한 제품을 단기로 주문하는 구조였다. 수요가 늘면 주문량과 가격이 함께 올랐지만, 경기가 꺾이면 고객사가 재고를 줄이면서 물량과 가격이 동시에 하락했다. 메모리 업체의 매출과 이익이 수년 주기로 급등락하는 이른바 '반도체 사이클'이 반복된 이유다.
장기계약이 확대되면 삼성전자는 제품을 생산하기 전부터 향후 판매 물량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다. 신규 공장과 장비 투자도 불확실한 시장 전망이 아니라 고객사가 제시한 중장기 수요를 바탕으로 결정할 수 있다. 수요가 둔화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출하량과 공장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어 불황기 수익성 하락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사이클성이 매우 강한 사업이지만 LTA로 물량을 묶어두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받을 수 있다"며 "공급자는 투자와 생산 계획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고객은 향후 필요한 물량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부 계약에는 구속력을 높이는 장치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일부 고객으로부터 예치금 성격의 선수금을 받았으며, 범용 메모리 계약에는 시장가격이 급락하더라도 공급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가격 하한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수금과 가격 하한, 최소 구매 물량 등 세부 조건은 고객사별로 다르다. 모든 고객이 약정 물량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계약은 시장 상황에 따라 연간 주문량과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로 전해졌다. 따라서 5년 계약이 5년치 판매량과 가격을 모두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계약 기간을 장기화하고 일부 물량에 선수금과 가격 하한을 설정한 것은 불황기에 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무너지는 위험을 낮추는 장치로 평가된다. 메모리 사이클 자체를 없애기보다 실적 하락의 폭을 줄이고 저점을 높이는 효과에 가깝다.
삼성전자가 LTA를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AI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서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 확대에도 최소 2028년까지 공급 제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과 PC 수요가 일부 둔화하더라도 AI·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양한 제품군과 대규모 생산능력도 삼성전자의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HBM4를 비롯해 DDR5, SOCAMM2, 기업용 SSD까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메모리를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다. 2분기 서버용 제품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고객에게 차세대 HBM4E 샘플도 공급했다.
고객 입장에서도 AI 인프라 확대에 필요한 여러 메모리를 대규모로 조달할 수 있는 업체의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생산 물량을 장기간 배정하고, 고객은 향후 사용할 제품을 사전에 예약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HBM과 고성능 서버용 제품은 고객의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시스템에 맞춰 개발하고 검증해야 한다. 공급업체를 변경하려면 성능과 품질 검증을 다시 거쳐야 하는 만큼 범용 메모리보다 고객과 공급업체의 관계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CXMT 직접 겨냥은 아니지만…고객 선점 효과
장기계약을 통해 글로벌 고객과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하면 CXMT 등 후발 업체의 추격에 대응하는 데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한번 장기계약을 맺고 제품 개발과 인증, 공급 일정을 함께 운영하면 고객사가 단기간에 공급업체를 바꾸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CXMT는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8%로 확대됐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00% 증가했다. 아직 삼성전자와 기술력 및 제품군에서 격차가 있지만 범용·모바일 D램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CXMT와 범용 제품 가격을 놓고 경쟁하기보다 AI·서버용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고객과 장기적인 공급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다. 장기계약으로 핵심 고객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물량은 시장 가격과 수요 변화에 맞춰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TA가 메모리 사이클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 고객사별로 계약 조건이 다르고 가격과 주문 물량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장기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출하량 30~40%는 여전히 단기 가격 변화에 노출된다.
AI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하면 고객사가 물량 축소나 계약 조건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장기 수요를 근거로 동시에 생산능력을 확충할 경우 몇 년 뒤 공급과잉이 재현될 위험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LTA 확대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매출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는 시장 수요와 가격을 따라 제품을 팔았다면 이제는 고객과 판매 물량을 먼저 확보하고 일부 계약에 선수금과 가격 하한을 적용해 투자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이클을 따라가는 기업에서 사이클의 충격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