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내란→국회→수사 순으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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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석희 박민경 기자 =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습니다."
지귀연 재판장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판시했다. 목적이 선하더라도 그 수단이 부정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문구인데,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해 탄핵 심판부터 올해 결심 공판까지 일관되게 고수해온 이른바 '계몽령' 논리를 정면으로 일축한 대목이다.
지 재판장은 판결문을 낭독하며 '내란'(68회)이라는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해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내란 혐의 입증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사건의 핵심 무대인 '국회'(62회)가 그 뒤를 이었는데, 이는 군 병력을 투입해 헌법기관의 기능을 무력화하려 한 행위를 이번 사태의 본질로 규정한 재판부의 시각을 반영한다.
아울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절차 적법성을 다루는 과정에서 '수사'(53회)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으며, 사건의 단초가 된 '비상계엄'(36회)도 핵심 고리로 자주 언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내란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 병력을 보내 봉쇄한 것 등이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피고인 윤석열 및 그 변호인은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 측의 '경고성 계엄' 주장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등에 이르게 된 목적은 사사건건 무리한 탄핵과 예산 삭감 등 정부의 발목을 잡아 반국가 세력이나 다름없게 돼 버린 국회에 의한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 하에 이루어진 이 사건 비상 계엄은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이 법원의 판단으로는 이는 어떤 일을 행한 동기나 이유, 명분과 그 목적을 혼동하여 하는 주장으로 보인다"며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할 뿐이지 이를 군을 국회에 보내는 등의 목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사실관계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군 병력이 국회에 투입된 것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인정하는 데 가장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국회에 투입한 것은 국회의장과 여당·야당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국회를 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며 계엄 포고령에 국회 활동,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표현이 명확하게 있다. 국회 활동 마비 목적이 그 자체로 뚜렷하다"고 봤다.

대통령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과정에선 1649년 영국 국왕 찰스 1세 재판 등 해외의 역사적 사례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찰스 1세는 의회가 자신의 잘못에 대한 결의문을 내자, 이에 분노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사당에 난입해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일이 있었다"며 "찰스 1세는 반역죄로 사형이 선고돼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비상계엄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지만, 그 내용이 헌법기관의 기능을 저지하거나 마비하려는 목적이라면, 헌법이 정한 권한행사를 명목으로 내세워 실제로는 실력행사 하려는 것과 다르지 않아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