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 TF안 반려했지만 정면 도전 양상에 중재…이강일 중재안 등 거론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가 한정애 정책위의장의 디지털자산 기본법 조속 처리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주목된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디지털자산 기본법안 발의 여부를 논의한 끝에 자체안 발의를 결정하고, 그에 앞서 정부안과의 절충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TF안을 곧바로 발의하기보다는 정부안과 절충할 수 있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며 "절충안을 만드는 데 우선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TF는 그동안 금융당국, 업계, 전문가 등과 논의를 거쳐 자체안을 마련했는데, 정책위원회가 반려했다. 해당 안에는 최근 빗썸 사태로 관심이 높아진 내부통제 기준 마련, 외부 점검 의무화, 무과실 책임 규정,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정부안과 달리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중심 구성과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안을 제외했다.
TF는 이날 회의에서도 쟁점에 대해 논의해 입장을 정했다. 우선 원화 스테이블 코인 구성에 은행의 지분을 50% 이상 부여해야 한다는 안에 대해서는 혁신을 이유로 은행 외 사업자에도 참여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고,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은 그동안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의에서도 제외했다.
TF의 이같은 결정으로 민주당 정책위원회의 조속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입장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배구조 분산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당정이 함께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정부안을 수용했다. 2월 국회 내 발의를 목표로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여권 내 정면 충돌로 비춰질 수 있는 이 같은 움직임에 TF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금융위원회와의 중재에 나섰다. 안 의원은 "정부안도 시장 의견을 수용해 수정될 수 있고, 시장 역시 상당 부분 양보할 수 있다면 절충이 가능하다"며 "한쪽 의견을 100% 반영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업비트와 빗썸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한해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재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거래소를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영구적 영업 지위를 부여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며 강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에도 해당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부 완화안에 대해 "시장 점유율이 없는 신규 사업자를 어떻게 볼 것인지 등 검토할 사안이 많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여권 관계자는 "금융위의 강경 기조에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둘러싼 갈등이 정부·여당 내부 문제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로 TF, 정책위, 금융위 간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안을 바탕으로 한 정책위안과 TF안이 각각 발의되는 이른바 '투트랙'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TF는 설 연휴 이후인 24일 회의를 열고 중재 결과를 논의할 계획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어떤 결론에 이를지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