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쏠림 우려…"중견·중소 참여 유도 장치 필요"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 주도의 안정성과 민간의 사업 수행 역량을 결합한 사업 구조인 만큼 침체된 주택시장 속에서 새로운 수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장사고 및 공사비 증가 등에서 시행·시공사간 이견이 늘어날 여지가 큰 데다 대형 건설사 위주로 수주가 쏠릴 것이란 점은 과제다. 공공성 강화와 제도 취지 실현을 위해서는 중견·중소 건설사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평가 기준 개선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LH 민참사업 시동…안정적 물량에 건설사 관심 '집중'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본격 추진되는 LH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경우 대규모 사업비와 까다로운 재무요건 등으로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실질적 참여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LH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공공이 토지와 인허가, 사업 관리 등을 맡고 민간이 시공과 사업 수행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지난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제시한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사업지 공모와 사업자 선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건설업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 침체와 건설 경기 둔화로 민간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는 민참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양 리스크를 일정 부분 낮출 수 있고 장기간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중소 건설사들 역시 민참사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방 미분양 누적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자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가운데 공공과의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수주 과정에서는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사업이 편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참사업 특성상 수천억원대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고 사업 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재무 안정성과 시공 실적, 신용도 기준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만큼, 분양 흥행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대형 건설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쏠림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 대형사 쏠림 우려…"중견·중소 참여 유도 장치 필요"
실제 민간참여사업이 도입된 2014년 이후 공급된 물량을 살펴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로의 수주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급된 약 10만가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 50위 이내 건설사가 수주한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이 가운데서도 상위 대형 건설사들이 차지하는 물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는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사업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크다는 이유로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는 발주 관행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견·중소 건설사의 사업 참여 기회가 사실상 제한되고 있다는 업계의 불만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택지 규모와 사업 성격에 따라 참여 기준을 차등 적용하지 않다 보니, 중견 건설사가 주관사로 나설 기회 자체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지방 사업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방 미분양 물량을 떠안고 있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업 참여 의지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공모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평가 기준 자체가 대형 건설사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공능력평가액, 신용도, 재무 지표 등 주요 평가 항목에서 대형 건설사가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큰 데다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민간참여사업이 당초 취지와 달리 대형 건설사의 새로운 수주 시장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단순한 시공 능력이나 재무 지표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중견·중소 건설사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평가 항목을 세분화하거나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민참사업의 정책적 목적이 주택공급 확대와 건설산업 전반의 안정이라면 참여 주체의 다양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며 "중견·중소 건설사가 배제되지 않도록 평가 기준과 사업 구조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