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삼성이 내부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불펜 핵심 자원 두 명을 모두 지켜내며 마운드 안정에 성공했다. 베테랑 투수 김태훈과 이승현이 나란히 삼성과 재계약을 체결하며 다음 시즌에도 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삼성은 18일 김태훈과 계약 기간 3+1년 조건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6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으로, 옵션을 포함한 최대 총액은 20억원이다. 불펜에서 꾸준한 역할을 수행해 온 김태훈에 대한 구단의 신뢰가 반영된 계약으로 풀이된다.

1992년생 우완 투수 김태훈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79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4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그는 시간이 흐르며 점차 입지를 넓혔고, 2018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1군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태훈은 2020시즌 개인 통산 첫 두 자릿수 홀드인 10홀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 2021시즌에는 11세이브와 15홀드를 동시에 달성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고, 리그 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2022시즌에는 43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이후 2023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성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3시즌에는 71경기에 등판해 6승 7패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하며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태훈은 이듬해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2024시즌 56경기에 출전해 3승 2패 23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하며 삼성 불펜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2025시즌에는 팀 내 최다인 73경기에 등판하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성적은 2승 6패 2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4.48로, 수치 이상의 가치를 지닌 시즌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 불펜진에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도 김태훈은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 팀에 큰 힘을 보탰다. 73경기는 김태훈 개인 한 시즌 최다 등판 기록이기도 하다.
김태훈은 지난 6월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6시즌 연속 10홀드 이상을 기록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만약 2026시즌에도 10홀드 이상을 추가한다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라는 KBO리그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FA 계약을 마친 김태훈은 "개인적으로 정말 뜻깊은 계약"이라며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함께 뛴 동료 선수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투수는 야수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데, 그 점에서 늘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 동료 투수들이 더 기뻐해 주지 않을까 싶다"며 "다음 시즌에는 무조건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선수단 모두가 힘을 모아 팬들께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삼성은 이날 또 다른 내부 FA 이승현과의 재계약 소식도 함께 전했다. 구단은 이승현과 계약 기간 2년, 최대 6억원에 사인했다. 세부 조건은 계약금 2억원, 연봉 총액 3억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이다.
우완 투수 이승현은 2010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LG에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다. 이후 2016시즌 종료 후 FA 차우찬의 보상 선수로 삼성에 합류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승현은 최근 2시즌 동안 팀 내에서 꾸준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최근 2년 기준으로 김태훈(129경기), 김재윤(128경기)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102경기에 등판하며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5시즌에는 42경기에 출전해 2승 1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438경기 22승 15패 1세이브 75홀드 평균자책점 4.72로, 오랜 기간 안정적인 불펜 자원으로 활약해 왔음을 보여준다.
삼성은 "이승현은 베테랑 투수로서 추격조부터 필승조까지 다양한 보직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이라며 "특히 팀 내 오른손 불펜 투수 가운데 좌타자를 상대로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현 역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삼성에서 계속 뛸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라며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할 위치에 있는 만큼, 팀이 필요로 할 때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고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