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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유아 뇌 발달, 사교육보다 놀이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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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주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뇌 과학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시냅스와 신경 가소성이 자주 언급된다. 시냅스는 신경세포들이 이어진 길이고, 신경 가소성은 이 길들이 경험에 따라 얼마나 잘 바뀌고 새로 만들어지는지를 뜻한다. 영유아기는 이런 가소성이 특히 높아 뇌의 기본 구조, 다시 말해 '하드웨어'가 집약적으로 구성되는 시기다. 이 시기 경험이 평생 학습과 정서, 인간관계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적 자극을 통해 뇌 발달이 풍부히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문제는 이 사실이 "뇌가 가장 잘 자랄 때 지식을 많이 집어넣어야 한다"는 조기 사교육 광고 문구로 둔갑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영유아기의 뇌 신경망은 영어 단어, 한글 자모, 연산 문제 같은 단편 지식을 많이 외운다고 촘촘해지지 않는다. 아이가 온몸을 움직이고 감각을 골고루 쓰고, 스스로 궁금해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해결책을 찾아보고 그 과정에서 재미와 성취를 느낄 때 신경 연결이 만들어지고 활성화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의 공통된 메시지다. 뇌는 "틀리지 않는 것"보다 "시도하고 고쳐 보는 경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경험이 가장 풍부하게 일어나는 장이 바로 '놀이'다.

차기주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사진=본인 제공]

블록 쌓기나 규칙이 있는 신체놀이는 아이가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선택해 보고 잘 안 되면 전략을 바꾸는 연습이다. 미술놀이는 스스로 계획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관찰하고 신체를 조절하며 결과로 나아가는 경험이다. 이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돌아보는 메타인지 혹은 초기 실행 기능 같은 인지적 조절력의 토대가 된다. 병원놀이·가게놀이 같은 상상놀이는 눈앞에 없는 것을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상징으로 다루는 능력을 키우며, 또래와의 놀이는 타협과 감정 조절을 배우는 중요한 사회 정서 수업이다. 이런 능력들은 훗날 글 읽기, 수학, 협력적 활동의 밑바탕이 된다.

영유아기에 이렇게 탄탄한 하드웨어가 갖춰지면 글자 읽기나 외국어, 수학 같은 '소프트웨어' 학습은 초등 시기 이후에도 충분히, 오히려 더 효율적으로 따라잡을 수 있다. 반대로 아직 기본 회로 구조를 만들어가는 시기에 지나치게 이른 학습으로 강한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전전두엽과 해마 등과 같은 영역의 발달을 방해하고 기억·정서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모든 공부가 해롭다는 뜻이 아니라, 아이가 주도권과 즐거움을 잃을 만큼 과도한 압박이 문제다. "남들 다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불안이 아이의 뇌 건강을 담보로 잡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문화와 제도도 인식이 바뀌면 달라졌다. 영유아 사교육 문화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부모가 서로의 불안을 자극하며 돈과 시간을 쏟기보다 교육학·뇌과학·발달심리학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충분한 놀이"를 신뢰하고 아이의 편이 되어주자고 말하고 싶다. 놀이는 공부와 따로 노는 시간이 아니라, 뇌 입장에서 보면 가장 진지한 '연습'이다. 어른이 보기엔 소소한 놀이 한 시간이 아이 뇌 안에서는 수많은 시냅스가 연결되고 정리되는 결정적 순간일 수 있다. 단기 성적 대신 아이의 평생 역량을 보겠다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 이제 아이를 향한 지식의 주입으로 부모의 불안을 달래는 것은 멈추고 오늘 아이가 마음껏 놀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와 가정, 사회를 위한 가장 과학적인 투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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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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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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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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