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로 회사 혼란...임원 인사 지연 관측
대표 내년 3월 임기 만료...경영진 교체론 대두
공식 사과문 없이 ′모르쇠′ 경영 논란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최근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당 공사를 맡은 HJ중공업이 임원 평가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로 내년도 임원 인사가 지연되거나 일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사고 직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김완석 대표가 내년도 임원 인사를 계기로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사고 발생 이후 HJ중공업 건설부문은 이달 진행 중이던 미등기 임원 22명 대상 임원 평가를 일시 중단했다. 임원 평가는 대표이사가 각 임원의 1년간 성과와 업무 능력, 리더십 등을 점검하는 절차로, 그 결과는 매년 시행되는 임원 인사에 반영된다. 현재 회사 내부는 사고 여파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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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완석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 이력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HJ중공업은 2022년 12월(2023년도 인사), 2023년 12월(2024년도 인사), 2025년 3월(2025년도 인사) 정기 임원 인사를 외부에 공개한 바 있다. 통상 2026년도 임원 인사는 연내 진행되는 평가 절차를 거쳐 내년 초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인해 인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도 임원 인사 과정에서 건설부문 대표 교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건설부문을 이끄는 김완석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종료 예정이며, 기존에도 주택 경기 침체로 건설부문 실적이 부진하면서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여기에 이번 사고가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며, HJ중공업이 안전 관리 강화 차원에서 김 대표를 상징적 교체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측의 회피성 자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붕괴 사고 후 일주일 가량이 지났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HJ중공업 측은 별도의 입장이나 사과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중대재해가 발생했으며 건설부문 전 현장의 공사를 당분간 중단한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 전부다. 최근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벌어진 삼성물산, GS건설 등 건설사가 당일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낸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런 소극적인 대응은 경영진 교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6일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 해체공사 현장에서 높이 63m 규모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9명이 매몰됐다. 2명은 구조됐으나 6명은 사망했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작업자들은 해당 공사를 수주한 HJ중공업의 협력업체가 고용한 인력이다. 경찰은 HJ중공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시점에서 임원 평가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고는 경영진에 대한 책임 논란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김완석 대표의 향후 거취가 내년도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