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달러화가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약한 해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는 연초 이후 9.28% 절하됐다.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약한 한 해를 의미한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3% 절상됐으며 영국 파운드화도 8% 강세를 보여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미 달러화가 두드러진 약세를 보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비둘기파 인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다.
월가는 미 달러화가 2026년에도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가 앞으로 12개월간 추가 2.8% 절하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무라의 미야이리 유수케 외환 전략가는 "1분기 달러화에 영향을 줄 가장 큰 요소는 연준일 것"이라며 "1월과 3월 회의뿐만이 아니라 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이 될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연준 의장 지명자는 연초 발표될 예정이다.
모넥스의 앤드루 헤이즐렛 외환 트레이더는 "해싯은 현재까지 한동안 선두 주자였기 때문에 상당히 가격에 반영돼 있지만 워시나 월러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달러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골드만은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6.6%가량 추가 절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의 인프라 및 방위 지출 증가가 이 같은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선임 아시아 태평양 금리 전략가는 2026년 달러화 약세 전망이 유로화, 호주 달러 대비 달러 매도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시각과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의 약세 추세에서 일본 엔화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 일본은행(BOJ)이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엔화는 연초 이후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투자자들은 BOJ의 긴축이 예상보다 느리고 신중한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이는 엔화 약세로 나타났다. MUFG의 전략가들은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엔화가 안전자산의 지위를 다시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위험 통화인 호주 달러는 달러화 대비 8% 상승하면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뉴질랜드 달러 역시 3.4% 올라 4년 연속 내림세를 마치게 된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