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0대 중 3대가 수입차...모델 Y·씨라이언 7 상위권 주도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 전기차가 두드러진 성과를 내면서 국산 전기차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테슬라와 BYD가 시장 판도를 급격히 흔들며 국산 브랜드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8대로 전년 동월 대비 4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차 등록은 12만3405대로 전년 대비 15.0% 감소했지만, 전기차만은 역성장을 보이며 존재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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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 Y. [사진=이찬우 기자] |
전기차 판매 자체는 여전히 국산이 약 65~70%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증가 속도는 수입이 압도적이다. 특히 테슬라와 BYD가 가격·효율·충전 경험에서 '매력적 선택지'로 자리 잡으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분이 국산이 아닌 수입으로 흡수되는 구조 재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전기차 2만8대 가운데 테슬라·BYD·폴스타 등 주요 수입 전기차는 5458대로 약 27%를 차지했다. 여기에 BMW iX·i4, 벤츠 EQE/EQS, 볼보 EX30, 아우디 e-tron 등 기타 수입 전기차 약 1000대를 포함하면, 수입 전기차 비중은 전체의 33~35% 수준으로 확대된다. 즉, 전기차 10대 중 최소 3대는 수입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모델 Y가 3712대로 10월 '수입 전체 모델' 1위를 기록했고, 모델 3도 636대로 세단 수요를 지탱했다. 단일 플랫폼 효율과 가격 조정, OTA(무선 업데이트) 운용이 결합되며 전기 SUV·세단 시장에서 사실상의 기준 모델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BYD는 배터리 내재화와 LFP 중심 원가 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중형 전기 SUV인 씨라이언 7이 513대 판매되며 체급 대비 가격 경쟁력을 부각했고,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824대에 이르렀다. 폴스타 4(286대) 등도 뒤를 이어 수입 전기 SUV 수요 확장에 기여했다.
반면, 국산 전기차는 성장 속도 조절 중이다. 친환경차 비중 확대에도 불구하고 판매 상위권에 전기차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전기차의 상승분은 테슬라, BYD 등 수입 전기차가 전부 흡수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구매 판단 기준이 '친환경·신기술'에서 '총소유비용(TCO)·충전 편의·잔존가치'로 바뀌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전기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내수 시장 방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차 라인업 확대, 기술 고도화, 미래 모빌리티 투자를 '방어 3축' 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아이오닉 9, EV4-5 등 전기 SUV와 세단 신차를 출시해 가격과 체급대 선택지를 촘촘히 채웠고, 배터리 효율 및 주행 성능 개선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자율주행 스택, 친환경 소재 적용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대한 기술 선도를 병행해 브랜드 신뢰와 가치 회복을 도모한다. 실사용 가치인 충전 경험, 유지 비용, 잔존 가치 등을 체계적으로 향상시켜 수입 전기차의 공세 속에서도 점유율 방어와 시장 재반등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경쟁이 브랜드 이미지나 기술 홍보 중심에서 가격, 효율, 충전 경험 같은 실사용 가치 중심으로 전환됐다"며 "테슬라와 BYD가 이 분야에서 이미 명확한 기준을 구축했으며, 국산 브랜드들도 속도보다 방향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