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시인 "버려지지 않고는 피어날 수 없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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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북부 내륙을 중심으로 폭염이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봉화군 봉성면의 한 농가 담배밭에 담배꽃이 만개해 눈길을 끈다. 봉화 지역을 비롯한 경북 북부권은 예부터 담배 농사를 많이 짓는 곳이지만, 만개한 담배꽃을 보거나 만나기는 쉽지 않다. 담배꽃 대궁이 올라오면 농부들은 꽃대궁을 일제히 잘라낸다. 담배꽃이 담배잎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수확을 늘리기 위해 채 피기도 전에 꽃대궁이 잘리는 담배꽃이 9월 염천에 용케도 밭을 가득 채우고 있다. 평생 담배밭을 일구며 식솔을 거둬 온 농부가 기력이 다한 탓일까? 갈수록 심화되는 고령화와 인구 소멸에 밀려나는 농촌의 실상을 항변하는 것일까? 나희덕 시인은 시 '담배꽃'에서 "... 눈물이 날 것 같아/ 족두리도 풀지 않은 꽃을 바라만 보았다... /버려지지 않고는 피어날 수 없는 꽃"이라고 했다. 처연하다.2025.09.01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