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 물량 많지만 대출 규제로 단지별 양극화 뚜렷해질 전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8.9대 1로 2024년(12.5대 1)보다는 둔화했다. 그러나 서울은 여전히 전국 대비 7.8배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서울과 전국 청약경쟁률 격차는 2021년 8.3배까지 치솟은 뒤 1.5배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서울 청약시장은 희소성과 선호 입지 중심의 쏠림 현상으로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부동산R114는 연도별 전국 아파트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대비 서울 아파트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청약 광풍이 불었던 2021년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164.1대 1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19.7대 1보다 8.3배 높았다. 부동산R114가 2000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격차다. 뒤이어 2024년에는 서울이 전국 대비 8.24배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2025년 들어서는 격차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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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전국, 서울 아파트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추이. [제공=부동산R114] |
서울과 전국의 청약경쟁률 격차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서울에서 약 4.3만가구가 분양되며 물량이 풍부했지만, 2021년에는 약 1만가구로 급감해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경쟁률이 급등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시세 차익 기대감과 저금리 환경 등이 맞물리면서 청약 수요가 몰렸다.
이후 2022년에는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고 하반기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분양시장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분양가 상승과 DSR 규제가 본격 적용되며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2023년 이후 신규 분양 아파트의 희소성이 지속되고 특례보금자리론 한시 시행, 고분양가 기조 속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의 시세 차익 기대감, 추첨제 확대 등 정책 완화가 더해지며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전국을 크게 웃돌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17만1118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상반기(7만349가구)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청약 물량이 풀리지만, 시장 분위기는 상반기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정책 금융 상품 한도 축소 및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청약 당첨 이후 잔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고분양가 단지나 비선호 입지에서는 청약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일부 단지에서는 저조한 경쟁률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지역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인기 단지와 희소성 높은 정비사업 물량이 공급돼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후분양 단지는 입주까지 잔금 마련 기간이 촉박해 경쟁률이 이전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 측은 하반기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자는 가점이 낮을 경우 추첨제 비율이 높은 단지나 특별공급을 적극 활용하고 현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선호 입지이지만 분양가 수준이 높아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를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잔금 대출 및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 등 자금 계획을 사전에 점검해 청약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