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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심혈관 치료 새 패러다임 ① 알약부터 유전자 편집까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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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 1년에 두 번 맞는 주사제
머크 하루 한 번 알약 개발
버브 영구적인 유전자 치료

이 기사는 6월 5일 오후 3시13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혈관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월가는 혁신을 주도하는 제약주에 선제적으로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40여년 전 콜레스테롤 억제제인 스타틴(statin)의 등장 이후에도 심장 마비와 뇌졸중은 전세계 사망 원인 1위로 손꼽힌다. 미국인들 가운데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인구가 4분의 1에 달한다. 이 중 스타틴을 처방 받는 환자는 절반 가량이고,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10% 가량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되지 않는 실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알약부터 주사제, 유전자 편집까지 다양한 형태의 혈관 질환 치료제가 개발중이고, 2025년부터 앞으로 2~3년 사이 중차대한 임상시험 결과와 함께 신약 승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약품 개발이 성공적일 경우 앞으로 수 년 이내에 수 천명의 생명을 구하는 한편 제약업체의 비약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돼 월가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 파머슈티컬스(REGN)과 프랑스의 사노피(SNY)는 지난 2015년 스타틴에서 진일보한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2주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 프랄루엔트(Praluent)를 출시한 것. 이들 업체가 개발한 프랄루엔트는 혈중 LDL 수치를 악화시키는 PCSK9이라는 효소를 제거하는 항체 주사다.

몇 주 뒤 미국 제약사 암젠(AMGN)도 PCSK9 항체 주사 레피타(Repitha)를 출시했고, 2021년에는 노바티스가 렉비오(Leqvio)를 출시했다. 이들 중 렉비오가 가장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1년에 두 번만 맞는 주사제로, PCSK9을 만드는 유전적 지시를 차단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PCSK9 항체 주사는 LDL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게 생명줄이나 다름 없지만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고, 평생 3만달러 가량의 치료비가 발생한다. 비용과 불편함으로 인해 약효에 비해 제약사들의 매출이 기대만큼 크지는 않은 실정이다. 리제네론과 사노피의 프랄루엔트는 2024년 5억8500만달러, 암젠의 레파타와 노바티스의 렉비오는 각각 22억달러와 2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버브 연구진의 손 [사진=블룸버그]

미국 공룡 제약사 머크(MRK)가 기존 PCSK9 항체 주사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코드명 MK-0616으로 LDD 수치를 개선하기 위한 신약 개발에 뛰어든 것. 업체는 이 약물이 거대한 매출을 올리는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 이후 매출 공백을 상당 부분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크는 지난 4월7일 유전성 고 LDL 콜레스테롤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했다. 하루 1회 복용하는 알약 형태의 약물로, 오는 8월에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자 약 28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시험이 완료될 예정이다.

머크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두 개 연구 모두 LDL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고, 규제 당국은 이를 심혈관 질환도 예방할 만큼 충분한 근거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머크가 2025년 11월 미국심장협회 회의에서 관련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머크는 단순히 고 LDL 환자보다 더 큰 시장을 목표하고 있다. MK-0616의 세 번째 3상 임상시험에서는 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실제로 심장마비와 뇌졸중, 그 밖에 심혈관 질환의 치료 효과를 보이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1만4000명이 참여하는 연구는 2029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의학계에서는 머크가 개발중인 알약이 주사제에 비해 편의성이 높고, 때문에 환자들과 의료진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불편함이 없지 않다. 환자들이 MK-0616을 공복에 복용해야 하고, 다른 약물들과 함께 복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제약사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N)다. 업체가 개발중인 AZD0780은 금식이 필요 없는 알약이다. 지난 3월 업체는 스타틴의 치료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AZD0780이 LDL을 50%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얻어 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PCSK9 알약의 연간 시장 규모가 5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

심혈관 치료제 시장의 외형 성장과 기존의 PCSK9 약물들의 문제점은 유전자 편집 업계의 관심도 끌고 있다. 관련 업계의 이른바 크리스퍼(Crispr) 기술은 인간의 DNA 30억개 링크 중에서 특정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 영구적으로 비활성화하거나 고칠 수 있다.

크리스퍼는 노벨상을 받은 기술이지만 최근까지 유전자 의학 기업들이 실제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적인 유전자 편집 업체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SP)를 포함한 관련 업체들이 겸상적혈구 병을 포함해 심각하지만 다소 드문 질환에 집중했고, 이 때문에 수익 창출도 더디다.

버브 테라퓨틱스(VERV)은 차별화된 전략을 취했다. 처음부터 심혈관 질환을 정조준한 것. 업체는 빔 테라퓨틱스로부터 '베이스 에디팅(base-editing)'이라는 2세대 크리스퍼 기술을 라이선스 했다. 베이스 에디팅은 DNA 유전 코드에서 한 번에 하나의 문자를 매끄럽게 바꾼다. PCSK9 코드를 영구적으로 파괴해 한 차례의 치료로 평생 LDL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체의 주가는 지난 4월 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1상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일회성 치료 후 2년이 지난 시점까지 LDL이 약 60% 감소했다고 업체는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의 PCSK9 주사제와 비교할 만한 수치다.

또 다른 미국 대형 제약사 일라이 릴리(LLY)는 버브 테라퓨틱스의 심혈관 프로그램에 파트너십 옵션을 확보, 2025년 중 시험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형 제약사가 관심을 보일 만큼 유전자 편집을 통한 심혈관 치료법이 각광 받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전자 편집으로 혈관 질환의 치료가 모든 임상 시험에서 성공을 거두고 공식 승인되면 의료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전적으로 고콜레스테롤을 가진 젊은 환자가 평생 스타틴을 복용하거나 PCSK9 주사를 맞는 대신 단 한 번의 DNA 편집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첫 번째 유전자 편집 환자들은 15년에 걸쳐 추적 관찰을 시행해야 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혁신으로 불릴 만 하다는 데 의료계와 월가가 입을 모은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PCSK9에 대한 다른 유전자 의학 접근법들은 영구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비상장 업체인 스크라이브 테라퓨틱스가 대표적으로, 유전자를 켜고 끄는 분자들을 후성유전학적으로 편집하는 방법을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해 흥미로운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후성유전학이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학문 가운데 하나로, DNA 염기 서열이 변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유전자 발현의 연구에 중점을 둔다.

PSCK9 이외에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요인에 대한 연구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PSCK9 이외에 CETP 단백질도 있다.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뉴암스테르담 파마(NAMS)는 이 단백질을 겨냥한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업체는 5월 초 CETP 단백질을 차단하는 항체인 오베세트라핍(obicetrapib)의 두 가지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항체 당족으로는 LDL의 수치를 3분의 1 가량 줄였고, 스타틴과 함께 사용했을 때 수치는 절반 가량 떨어졌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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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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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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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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