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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 기회다] '누에'로 하나된 상주…전통을 짓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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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아워시선 대표, 명주정원 운영에 상주 홍보까지
문화공간·일자리 창출…명주정원, 지역 대표 공간 됐다
"상주는 누에의 고장"…전통 양잠에 어린이 생태교육도

◼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경북 상주①>

현재 대한민국에서 지방 소멸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지역 균형 발전,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지방 시대 등 소멸 위기 대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지방 소멸은 오히려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뉴스핌은 지역의 특성에 가치를 더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에 주목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전국 곳곳에서 경제적 활성화와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로컬 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함께하고 있는 뉴스핌의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시리즈는 한 사람에서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활력을 이끌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아낸다. 바로 지역의 가치와 사람, 혁신과 창조의 이야기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따져본다. 현장과 학계, 로컬 전문가 등의 제언을 들어 로컬 상생의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또한 미국 포틀랜드, 프랑스 리옹 등 해외 로컬크리에이터 선진지의 현실과 전략, 미래 비전을 조명해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뉴스핌>은 지난달 23일 국산 명주(실크)를 만드는 경북 상주 함창읍을 찾았다. 누에와 명주를 통해 지역 부흥을 추진하는 이민주 청년 로컬크리에이터와 함께 양잠 사업의 전 과정을 둘러 보고, 상주 대표 공유공간으로 자리잡은 이 대표의 명주정원이 만들어진 과정도 되짚었다.

◆ '명주정원' 가꾼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이민주 아워시선 대표

이민주 아워시선 대표는 대표적인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다. 로컬 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는 "지리학과인 만큼 다양한 곳에 답사를 많이 다닌다"며 "상주 지역 자원을 조사할 일이 있었는데, 여기(상주)에서 가장 유명한 청년을 찾다 보니 이민주 대표를 찾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18년 고향인 상주에서 복합문화공간 명주정원을 창업했다. 과거 시멘트 공장과 찜질방이었던 건물에 카페를 만들고, 넓은 정원은 공연과 소규모 웨딩 등이 가능하도록 단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명주정원을 찾는 이들은 매년 약 15만명에 달한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 명주정원 앞뜰. 건물 뒤로도 넓은 야외 공간과 소품샵 등이 있다. 2025.06.02 sheep@newspim.com

이민주 대표는 "1970~80년대 시멘트 공장이었고, 이후 폐업한 공장에 숯가마 찜질방이 들어섰다. 찜질방 폐업 후 10여년간 버려진 공간에 셀프 리모델링을 통해 2년 동안 뜯어고쳤다"며 리모델링 과정을 되짚었다. 그는 "모든 공간은 건축의 기본이 되는 냉간 벽돌(시멘트 벽돌)을 사용했다. 찜질방의 황토굴은 그대로 남겼다. 마을 주민들이 오시면 황토굴을 보고 과거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기억을 공유한다"라고 설명했다.

로컬크리에이터(LocalCreator)는 '지역'과 '창작자'의 합성어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단순히 지역에 소재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색을 살린 창의적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공동체의 협력과 상생을 주도한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 명주정원 내부. 천장의 슬레이트, 정면에 보이는 황토굴 등은 과거 시멘트 공장과 찜질방의 흔적이다. 바닥의 마루와 시멘트 벽돌 등은 마을에서 공수한 자재다. 2025.06.02 sheep@newspim.com

건축학과도 아닌 이 대표가 '셀프'로 리모델링한 것도, 리모델링에 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비용 때문이다. 비용 부족이라는 한계는 결점으로 남지 않았다. 이 대표의 창의성은 한계가 공간의 고유한 특징으로 거듭나도록 했다. 찜질방 황토굴을 남긴 것도 비용 절감의 일환이었지만, 방문객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사용한 자재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모든 자재는 반경 3km 내에서 수급했다"며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벽돌 공장에서 벽돌을 가져왔고, 바닥 데크는 마을에 있는 폐교에서 마룻바닥을 그대로 뜯어왔다"고 말했다. 명주정원을 구성한 모든 요소가 명주마을인 셈이다.

이날 찾은 명주정원은 문화공간이면서 일자리를 창출한 사업장이기도 했다. 인근 지역인 문경 등에 거주한다는 30대 여성 세 명은 "부모님 세대는 찜질방에 자주 왔다고 들었다"며 "저희는 커피를 마시러 자주 온다"고 했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경북 상주 명주정원 내부. 과거 찜질방 황토굴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2025.06.02 sheep@newspim.com

명주정원에서 짧게 근무한 20대 김형일 씨는 "고향은 다른 곳이다. 인근 대학교에 다녔다"며 "명주정원이 카페와 부가적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잠깐 일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쪽에 다시 취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일한 국산 명주가 나오는 함창을 알리고 명주 홍보를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6월 한남 라인원에서 스타일 상점 오픈에 맞춰 명주 전시를 여는데, 작가들과 콜라보(협업 결과물)가 있을 예정"이라며 "올해 4월 국립무용단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미인도를 재해석한 공연을 했는데, 이때 활용된 모든 의복이 함창 명주로 디자인됐다. 명주를 활용해 광주 비엔날레에서 전시한 작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 생태교육 프로그램부터 누에 키우고 실 자아 옷 짓기까지

명주정원을 일군 주역은 이민주 대표지만, 함께 한 청년들의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김미애 로컬문화제작소 대표는 명주정원에서 누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박물관에서 근무하던 김 대표는 자연스럽게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아이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이 충분하지 않다는 아쉬움을 느끼고 아워시선과 협업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김미애 로컬문화제작소 대표(왼쪽)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오른쪽)에게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 명주정원에서 누에 키즈 클래스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6.02 sheep@newspim.com

김미애 대표는 "지난해 누에 키즈 클래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른 곤충 교구는 굉장히 많다. 상주는 누에의 고장인데, 누에 교구는 없더라"라며 "누에 교구 2종을 제작했고, 누에 그림책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봄과 가을에 짧게 진행하는데, 벌써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성황리에 진행하고 있다"며 "일회성 단순 체험보다 아이들이 기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로컬문화제작소의 지향점이다. 아워시선과 지속 협업해 함창 명주 천연 염색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잠 사업은 누에를 기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명주정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누에농장 초록드림은 오정훈 대표가 아버지 오홍섭씨와 함께 누에를 키우고 있다. 2개 동에 사육 중인 누에는 46만 마리다. 오정훈 대표는 "누에를 생산하는 것 외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게 된다면 부모님 일을 더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하게 됐다"며 "어린아이들을 위한 (생태)교육부터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달 23일 오정훈 누에농장 초록드림 대표(오른쪽)가 경북 상주 초록드림 농장에서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왼쪽)에게 누에 섭 모형을 보여 주고 있다. 2025.06.02 sheep@newspim.com

오정훈 대표는 "초록드림은 6차 인증 융복합 사업인증을 받았다. 누에로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국산 실크, 누에는 수요처가 분명히 있다. 사람들의 관심과 사업 지원에 부응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초록드림에 취재진과 동행한 이민주 대표는 "명주는 신라시대 시작돼 천년 동안 만들던 실이다.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품질이 높았다"며 "함창 명주는 유일한 국산 명주로 인지도가 높은데, 저희 마을이 유일하게 누예를 치는 것부터 직조가공까지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에는 놓약에 닿는 순간 쪼그라들고 고치를 만들지 않는다. 실크 산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농약을 치지 않고 해충을 손으로 하나하나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남현태 장수직물 대표(왼쪽)가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 장수직물에서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오른쪽)에게 직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6.02 sheep@newspim.com

이 대표는 "1960년대에는 두 집 중에 한 집이 명주산업에 종사했다 할 정도지만, 관리 제도가 미비하고 중국산이 들어오다 보니 현재 산업이 많이 축소됐다"며 "중국산 명주가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진다. (국내 양잠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고 털어놨다.

남현태 장수직물 대표는 직조 과정에서 활약한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4대째 하던 일이다. 남 대표는 "방학 때마다 돕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하고 있다"며 "잘 유지해 제품이 필요한 분들에게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제 바램이다"라고 말했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경북 상주 한국한복진흥원 내 마련된 영광의류 지점 2025.06.02 sheep@newspim.com

김영미 영광의류 대표는 "생산된 명주로 옷을 만들고 염색하고 있다"며 "30년 정도 일했다. 딸에게 승계를 할까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민주 대표의 아워시선과 명주 스와치북을 공동 개발했다. 생산된 14가지명주를 모두 담아 책 한 권으로 볼 수 있다. 명주 스카프도 새로 제작했다.

◆ "여성 청년 창업자 육성 집중…워라밸 위해 오는 도시 됐으면"

로컬올래 투어는 연간 약 3000명이 찾는 상주청년센터 들락날락에서 마무리됐다. 연면적 639.04㎡ 규모의 청년센터는 다양한 책과 공부 공간을 마련한 공간으로, 오는 8월부터 공유오피스 3곳을 본격 운영한다. 비누바 및 향수 제작, 와인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남상미 상주시 인구정책실 일자리청년정책팀장은 "상주는 농촌인 만큼 이런 클래스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시청에서 이 같은 경험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팀장은 "상주시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워라밸(일·생활균형)을 위해 찾아오는 도시로 각인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청년 정책의 지향점을 강조했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남상미 상주시 인구정책실 일자리청년정책팀장(오른쪽)이 지난달 23일 상주청년센터 들락날락에서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왼쪽)에게 상주 청년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6.02 sheep@newspim.com

올해 상주시는 행정안전부 고향올래 공모사업에 선정, 창업자 30팀을 육성한다. 창업지원금을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닌, 창업에서 정착까지 통합 지원하는 방식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주거와 창업을 동시 지원하는 생활인구형 창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주요 프로그램은 ▲여성청년 및 외국인 유학생 대상 로컬체험 프로그램 ▲로컬크리에이터 지원 창업홍보 프로그램 ▲대학 연계 로컬 브랜딩 프로그램 ▲지역자원 및 스마트농업 연계 상품개발 지원 프로그램 등이다.

남 팀장은 "청년층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입되는 생활인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역에 정착해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창업 환경을 만들어 주면 이에 따른 고용이 창출되고, 소비가 증가하고, 인구가 유입되고, 다시 추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지역 내에서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 누에농장 초록드림 내부 모습 2025.06.02 sheep@newspim.com

시가 중점을 둔 것은 여성 청년 창업자 육성이다. 남 팀장은 "농촌 지역은 여성 친화적 일자리가 부족하기도 하고, 지난해 추진한 중기부 로컬브랜드 창출팀 사업 '함창명주 프로그램'을 성신여대와 협업하면서 실제로 이들이 창업을 통해 지역에 체류하고자 하는 수요를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함창명주와 같은 지역특화자원과 연계한 패션, 공예, 문화 콘텐츠 등을 활용한 창업에 여성청년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로컬브랜드 창출팀 사업으로 로컬창업이 관련 생활인구 유입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사업으로 예비창업가를 40명 발굴했고,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여러 기관들이 이와 관계된 행사를 시에서 개최했다"고 덧붙였다.

[상주=뉴스핌] 양가희 기자 = 지난달 23일 경북 상주 장수직물 공장 앞 명주실 건조 과정 2025.06.02 sheep@newspim.com

sheep@newspim.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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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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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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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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