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2일 오전 서울 중구서 중수청 개청식이 열렸다
- 첫날 민원실엔 고발장 잇따라 접수됐다
- 중수청은 절제·인권 중심 수사 원칙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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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서영교, '검찰개혁 결실' 강조…청장대행은 "절제 최우선"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2일 오전 8시50분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식을 한 시간여 앞두고 출근한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1층 건물 외부까지 길게 줄을 섰다.
서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의 얼굴에는 새 조직의 첫날을 맞은 상기된 표정이 묻어났다. 중수청 관계자는 "출근하는 직원분들은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라며 출입구를 안내하고 있었다.

건물 반대편에서는 개청 첫날부터 고발장을 들고 온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기업 네이처셀 주주들로 구성된 비전코리아는 퇴행성 무릎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품목허가 반려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강경윤 비전코리아 대표는 식약처가 심사 과정에서 부당한 기준을 적용하고 경쟁기관 관계자를 심의에 참여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번 기회에 중수청이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9시가 넘어서자 민원실 업무가 시작됐다. 민원실에는 직원 4명이 자리를 잡았고 "오신 순서대로 앉아 달라"며 민원인을 안내했다. 고소·고발 접수를 증명하는 접수증 양식이 마련되지 않아, '접수'라고 적힌 보라색 도장을 찍어주는 등 준비가 미흡한 모습도 연출됐다. 오전 9시22분께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민원실을 찾았을 당시 직원은 이미 7건의 사건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중수청 민원실에 접수된 첫 고소장은 서울의 한 경찰관을 법왜곡죄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개인의 고소였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 및 노조 집행부가 부당한 성과급 지급으로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주주운동본부는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 정황을 알고도 저지하지 않았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을 외환(일반이적) 혐의로 고발했다.
수사부서도 첫발을 떼는 모습이었다. 청사 2층에 마련된 마약수사1·2·3과에는 각각 10명 안팎의 직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책상에는 PC와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고 회의용 탁자와 의자, 파쇄기 등 기본적인 집기도 갖춰져 있었다. 다만 한 수사관은 "직원들의 부서 배치는 완료됐는데 아직 업무분장은 안 됐다. 명함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전 9시38분께 개청식장이 차기 시작했다. 중수청 직원 200여 명이 행사장에 모였고 앞쪽에는 주요 내빈과 외빈, 간부급 수사관들을 위한 좌석이 마련됐다. 행사 시작을 기다리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새 조직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였다.
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전종민 중수청 차장은 오전 10시 시작된 개청식에서 새 기관의 첫 원칙으로 '절제'를 제시했다. 전 차장은 "중수청은 '절제'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며 "지난날의 과오를 거울삼아 같은 잘못을 이름만 바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범죄 앞에서는 단호하되 국민의 자유와 권리 앞에서는 한없이 신중한 수사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 차장은 향후 중수청 운영 원칙으로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 우선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직무 수행 ▲전문 수사역량 강화 ▲인권과 적법절차 보장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중수청 출범이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개혁의 제도적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정부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 완성'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며 중수청 출범을 78년간 이어진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수청의 출범은 개혁의 끝이 아니다"라며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더라도 국민을 위한 책임까지 나눠서는 안 된다"고 경찰·공소청 등 다른 형사사법기관과의 공조를 주문했다.
서 위원장도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가 국민의 개혁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일 잘해 온 수많은 검사들이 있었지만 정점에 있던 잘못된 검사들이 표적 수사, 조작 수사·기소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하면서 "검사가 하던 중대범죄 수사를 여러분이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수청 직원들에게 "범죄자는 끝까지 쫓아가 처벌하고 피해자 보호는 두텁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법부를 대표해 참석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수사 역량과 기본권 보장의 조화를 강조했다. 노 처장은 "오늘은 중대범죄에 대응하는 국가 역량을 새로 다지는 날"이라며 "실체적 진실 규명과 기본권 보장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역사적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을 존중하는 일은 수사를 제약하는 요소가 아니라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는 든든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오전 10시38분께 윤 장관과 전 차장 등 참석자들이 청사 현판을 제막하면서 공식 행사는 마무리됐다. 직원들은 별도의 후속 행사 없이 각 부서로 돌아가 첫 회의를 시작했다.
아직 업무분장도 끝나지 않은 사무실과 개청 전부터 사건이 들어오기 시작한 민원실의 풍경 속에서, 검찰청의 중대범죄 직접수사 기능을 넘겨받은 중수청의 첫날이 그렇게 시작됐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