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1980~90년대 한국 남자배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장윤창 전 경기대 교수가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배구계에 따르면 장 전 교수는 30일 오전, 위암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말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자택에서 병마와 싸워왔다. 술, 담배 모두 멀리하며 철저히 몸을 관리했지만 끝내 병을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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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학교 교수 시절 인터뷰하는 장윤창. [사진=매일경제TV 유튜브 방송분 캡처] |
장윤창은 대한민국 남자배구의 살아있는 신화였다. 1978년 인창고 2학년의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같은 해 세계선수권 4강과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어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금메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열일곱 소년이 국가를 짊어진 에이스로 자라난 것이다.
그는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였다. 타점 높은 점프와 유연한 허리로 후위에서 꽂는 공격은 예리했다. 허공을 가르던 스카이 서브는 한 시대를 앞서갔다. '돌고래'라는 별명은 그 힘과 우아함을 말해준다.
고려증권 창단 멤버로 실업배구 전성기를 이끌었고, 1984년 슈퍼리그 초대 MVP에 올랐다. 그 시절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6회 우승을 거머쥔 데는 늘 그가 있었다.
은퇴 후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체육학 석사 한국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대 교수로 제자들을 길렀고 대한배구협회 기술이사와 국가대표선수회 초대 회장도 지냈다.
제자이자 후배인 김세진 한국배구연맹 경기본부장은 "인생의 길잡이 같은 분이었다.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은 "그 시절 술 한잔 안 하던 분이었다. 자기 관리의 표본이자, 한국 배구의 큰 별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윤창의 아들 장대한, 장민국은 농구선수의 길을 걸었다. 차남 장민국은 최근 창원 LG 세이커스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봤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