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그룹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 MOU
투자 부담 줄이고 생산 돌파구 마련한 윈윈 전략 주목
50년간 철강-자동차 협력, 이젠 이차전지까지 협력 범위 확대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50년 이상 이어온 협력체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속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에 포스코가 협력 파트너로 나서면서 양사는 철강과 이차전지 분야에서 전략적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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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로이터=뉴스핌]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미국 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자리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발표했다. 양사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친환경 소재 중심의 협력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공동 구축할 계획이다.
◆투자 부담 낮추고 생산 기지 확보하는 '윈윈' 전략
이번 협력은 지난해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미국 수출 10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는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화를 추진했고, 포스코는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세 속에서 북미 시장 거점과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 방안을 모색하던 상황이었다.
특히 이번 협약의 핵심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간 루이지애나 제철소 공동 투자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입해 연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신설할 계획이며, 포스코는 해당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한다. 포스코의 직접 판매 물량 확보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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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석원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 부사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사장이 철강 및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업무 협약식(MOU)을 진행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에 58억 달러(약 8조 5000억원)를 투입해 연산 270만 톤 규모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제철은 투자 부담을 분산하고, 포스코는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윈윈' 구도가 형성된다. 포스코는 "10여 년간 보호무역 장벽에 가로막혔던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번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합작투자를 통해 미국과 멕시코지역에 원활한 소재를 공급할 수 있어 유연한 글로벌 생산 및 판매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된다. 현재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및 철강 가공센터 등을 운영하며 미국과 멕시코 완성차 업체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북미에서 생산과 공급 체계를 갖춘다는 점에서 현지 조달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12일부터 전세계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 역시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적용받던 쿼터제가 폐지되면서 철강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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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협력 확대…전기차 생태계 구축도 함께
이번 협약은 철강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분야로도 협력을 확장한다. 포스코는 전기차용 이차전지 소재를, 현대차는 전기차 완성차 생산을 맡는 방식으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을 함께 구축한다. 수급 불안이 반복되는 이차전지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두 그룹은 지난 1973년부터 50년이 넘게 이어진 철강과 자동차라는 동반자적인 신뢰 관계의 연결고리로 철강과 자동차 산업에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전략적 제휴를 발판으로 양사는 글로벌 산업재편과 패러다임 변화속에서 '탄소저감 철강재와 친환경 모빌리티'를 매개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전동화 리더십 확보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