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10년만의 최악 기록... AP "38세 이하 선수로는 역대 처음"
지난해 PGA 최초 기록 쓰며 돌풍... 올 시즌엔 깊은 슬럼프 빠져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꽤 잘치는 주말 골퍼도 스코어 카드에 '9'자를 보면 속상해한다. 하물며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서 90대타를 치면 큰 수치다. 작년 PGA 투어 신인왕인 닉 던랩(미국)이 찢어버리고 싶은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는 수모를 당했다.
던랩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18오버파 90타를 쳐 전체 출전 선수 95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바로 위 공동 90위가 7오버파로 무려 11타나 앞선다.
던랩은 이날 버디는 하나도 없이 보기 7개와 더블 보기 4개, 트리플 보기 1개를 범해 무려 '보기 플레이어'가 됐다. 마스터스에서 90대 타수가 나온 건 2015년 1라운드 91타를 친 벤 크렌쇼(미국)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63세였던 크렌쇼를 비롯해 마스터스에서 90타 이상 스코어를 작성한 선수들은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 고령의 참가자들이다. 던랩은 혈기왕성한 21세다. AP 통신은 "50대 이하 선수가 90대 타수를 친 건 역대 3번째이며, 38세 이하로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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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던랩이 11일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2025.4.11 psoq1337@newspim.com |
던랩의 불행은 1번홀(파4) 티샷부터 시작됐다. 왼쪽으로 훅이 나 보기로 출발했다. 3∼4번홀에서도 연속 보기를 적어내더니 5번홀(파4)에선 트리플 보기를 적었다. 후반엔 더욱 처참했다. 더블 보기 4개, 보기 4개를 쏟아냈다. 던랩의 1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43%, 그린 적중률은 33%에 그쳤다. 샷을 난사한 셈이다.
지난 시즌 PGA 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상을 거머쥔 던랩은 미국 앨라배마 대학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991년 필 미컬슨(미국) 이후 33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 기록을 세웠다. 프로 전향 이후 7월 배러쿠다 챔피언십에서 또 정상에 올랐다. 같은 해 아마추어와 프로 신분으로 모두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PGA 투어 역사상 최초였다.
던랩은 이번 시즌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9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차례 톱10에 들었다.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부터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며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