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일본,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때 약속 10년째 '모르쇠'

기사입력 : 2025년02월01일 02:40

최종수정 : 2025년02월01일 13:39

유네스코, 일본의 '군함도 후속조치 보고서' 공개
피해증언 전시·강제노역 명시 등 모든 약속 무시
외교부, 일본 비판 논평..."약속 불이행에 유감"
수교60주년 협력 분위기에 악재...정부 책임론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일본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하시마 탄광(일명 군함도) 등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국과 전 세계에 했던 약속을 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행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제출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위원회 31일(현지 시각) 일본이 제출한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일본에 역사 왜곡을 시정하고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며 요구한 모든 사항들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군함도 강제징용 노동자의 사진으로 알려진 사진들. 오른쪽이 사이토 고이치 씨가 자신이 찍은 것이라고 밝힌 사진이다. 왼쪽은 지난 2017년 지쿠호 탄광의 일본인 광부 사진으로 밝혀졌다. [사진=EBS역사채널e] 2021.01.29 89hklee@newspim.com

일본은 앞서 2015년 하시마 탄광 등 등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한 메이지 시대 산업유산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때 한국의 동의를 얻기 위해 "다수의 한국인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또 조선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본은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강제노역 현장과 무관한 도쿄에 설치했으며 전시물에도 조선인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등 역사를 왜곡함으로써 등재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일본은 2017년과 2019년, 그리고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이행 경과 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으나 조선인 노동자의 강제노역을 나타내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한국 측의 '성의있는 후속 조치 요구'도 무시해왔다. 이에 위원회는 2021년 제44차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위원회는 거듭되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성의를 보이지 않자 2023년 45차 회의에서 당사국(한국)과 대화를 지속하고 조선인 노동자 강제노역 등 전체 역사를 설명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일본에 다시 요구했다. 위원회는 또 일본에 '유산 해석전략 강화를 위한 추가 조치들에 대한 진전 사항'을 제출할 것도 요구했다. 일본의 이번 보고서는 이같은 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에도 위원회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은 조선인 노동자 증언의 연구용 참고자료를 산업유산정보센터 서가에 비치했을뿐 증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강제동원 시설에서 다수의 한국인 등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사실을 설명하라는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를 철거하라는 요청도 무시했다. 오히려 한국인 강제동원과 무관하거나 "노동환경 및 생활이 일본인과 차별적이지 않다"는 내용이 대부분인 자료를 추가했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일본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했다. 외교부는 논평에서 "정부는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면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 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빅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지난해 11월 25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열린 한국 정부 주최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11.25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에 성실히 (우리와)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할 것이고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한·일 양자뿐 아니라 유네스코 틀 내에서도 일본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앞으로 계속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한국인 강제동원 역사가 있는 다른 유산의 추가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해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모든 관련된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이와 관련된 일본의 약속을 명심하겠다"고 한국에 약속했다. 당시 정부는 이 언급을 두고 일본이 조선인 강제동원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지난해 11월 사도광산 추도식 등을 통해 일본이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나 '외교적 참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일본이 2015년부터 지금까지 조선인 강제동원을 일관되게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일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인식을 고수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올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협력 강화를 모색하던 한·일 관계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일본과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협상에서 일본의 '선의'에만 의존해 잇달아 실패한 것에 대한 비판도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