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소장 김지연)는 조선시대 사복시가 말을 기르기 위해 토성을 쌓아 운영했던 시설인 '살곶이 목장성'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서울 아차산장성의 실체 규명을 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구간에 대해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아차산장성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처음 보고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울 아차산장성(아차산 구간) [사진=국가유산청] 2025.01.22 alice09@newspim.com |
'대정오년도고적조사보고'(1916년), '독도부근백제시대유적조사약보고'(1919년) 등에 유적의 현황과 분포가 기록되어 있으며, 백제시대 성곽 또는 조선시대 목장성일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에도 아차산장성의 실체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성격이 확인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아차산장성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기 위하여 지난해 3월 지표조사를 통해 확인된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아차산장성으로 추정되는 성벽 두 곳에서 시굴조사를 실시했다"라며 "그 결과 조선시대 지도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살곶이 목장성'의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확인된 '살곶이 목장성'은 조선시대에 말과 수레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사복시에서 관리하던 국영 말목장으로, 그동안 보물 '목장지도'에 수록된 그림인 '진헌마정색도(국립중앙도서관 소장)'와 '사복시 살곶이 목장지도(서울시립대학교박물관 소장)' 등을 통해 서울 동대문구, 중랑구, 성동구, 광진구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고 추정되어 왔다.
특히 '사복시 살곶이 목장지도'에는 목장의 일부 경계부에 석축 성벽이 표현되어 있지만, 정확한 위치와 축조 기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목장성의 성벽은 잔존높이 약 3m, 폭 11m이며, 토축부를 중심으로 일부 석축을 덧댄 구조로 확인되었다. 자연지형을 활용하여 토성벽을 먼저 축조한 후 한 차례 이상 덧대어 쌓은 뒤, 마지막 단계에 성 안쪽 방향으로 석축벽을 쌓아 목장 안에 있는 말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막았던 구조로 추정된다.
이는 '비가 내리는 철이면 토성이 무너져 말이 도망하는 일이 발생하여, 이를 막기 위해 한 면에 석성을 쌓았더니 말이 빠져나가는 일이 감소되었다'라는 조선왕조실록(명종10년, 1555년)의 기록과도 일치하는 양상이다. 또한, 성벽의 기저부와 석축 부근에서 조선시대 도기편과 자기편이 확인되어 성벽의 축조 연대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는 시굴조사의 성격상 유적의 전체적인 면모를 모두 밝힐 수는 없었지만, 살곶이 목장성과 서울 아차산장성의 실체를 규명하는 첫 고고학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백제 한성기 왕성인 풍납토성뿐만 아니라 한성백제 도성유적과 관련된 주변 지역의 조사·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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