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나홀로 설에] 단조로운 명절에도…유기견 곁 지켜요

기사입력 : 2024년02월10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2월11일 07:25

365일 돌아가는 유기동물 센터…명절에도 쉴새없어
부산에서 올라와 지인 없는 남양주서 일해
일하는 동력은 '유기견과 교감'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김희선(32) 씨가 2년 전 장만한 자동차는 올해 막 주행거리 5만km를 넘어섰다. 중고로 구매해 4만km부터 시작한 차였다. 희선 씨가 가는 곳은 정해져 있다. 경기도 남양주 대성리에서 10분을 달려 동물자유연대로 출퇴근하는 것이다. 희선 씨의 희노애락은 전부 11평(36㎡) 집안에서 펼쳐진다. 

희선 씨는 남양주에서 유기견들을 돌보기 전의 자신은 조금 달랐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거주하던 당시에는 퇴근한 후 부산 하단동과 서면, 광안리를 돌아다니면서 놀았다. 친구들과도 자주 연락하며 지냈다. 아는 사람들을 전부 부산에 놓고 온 지 4년째. 희선 씨의 일상은 조금 단조로워졌다. 집밖을 나가도 특별히 아는 사람이 없다. 

이번 설날도 혼자 보낼 생각이었다. 휴무 일정을 명절에 맞춰 조정할 수 없어서였다. 작년에도 재작년도 희선 씨의 설날은 그런 식이었다. "너는 내가 죽어도 안 올 년이다" 희선 씨의 설 계획에 대해 친구들의 반응이었다. 농담조였지만 섭섭한 마음이 섞여 있었다. 

[사진=동물자유연대]

유기동물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은 흔하다. 동물을 365일 밀착해서 돌봐야 하다 보니 쉬는 날이 고정돼 있지 않다. 쉴 수 있는 요일도 매번 바뀌고,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돌아가면서 쉬다 보니 일정 변동이 크다. 

바쁜 일상 속에서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기도 하다. 220마리의 개가 모여있는 동물자유연대는 활동가 십여명이 모여도 매일 바쁘다. 출근해서 대소변을 치우고 아침밥을 주고 견사를 청소한다. 오후에는 산책을 나가고 목욕을 시키고 귀 안쪽을 청소하고 발톱도 깎는다. 여름에는 미니 수영장을 깔아주고 겨울에는 솜이불을 깔아주는 분주한 일상. 1000평(3305㎡)의 부지에서 희선 씨와 동료들은 열심히 돌아다닌다.  

그 와중에도 희선 씨는 자주 홀로 된다. 점심에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을 갖고 오는 어떤 활동가들을 보면서도, 혼자서 싸온 인스턴트 음식이 물린다고 느낄 때도 그랬다. 

왜 이렇게 멀리까지 왔냐는 질문에 희선 씨는 "좋아하는 일이니까"라는 말을 반복했다. 동물병원에서는 반려견들은 주인을 기다리면서 문 쪽만 봤다. 아픈 와중 처치를 하는 희선 씨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희선 씨는 유기견 센터에서는 개들이 자신에게 온전히 의지하는 게 좋았다. 숨기 바쁘던 아이들이 꼬리를 흔들고 반겼다.  

어쩌면 이번 설은 조금 달라질 것이다. 1년 전부터 활동가들 특별한 날 파티를 열게 됐다. 지난 파티는 크리스마스날 점심이었다. 유부초밥과 김밥, 비건 닭강정과 잡채, 케이크와 에그타르트가 어쩐지 어색하게 식탁에 놓였다. 

희선 씨가 부산에 놀러오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던 친구들은 이번에 시간을 내 대성리로 직접 오겠다고 했다. 희선 씨는 차를 끌고 친구들에게 북한강을 구경시켜줄 것이다. "친구들 밥 먹이고 카페 가서 수다떨고, 저희 집 와서 술 마시고 그러고 잘 거 같아요." 희선 씨가 부산에서 영위하던 일상이다. 

hell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