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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에 온 렘브란트의 에칭(판화),"거장의 탁월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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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 사진가처럼 에칭으로 인물 세부묘사
대구미술관 렘브란트 동판화 120점으로 전시개막
자화상과 인물초상, 풍경·성서이야기까지 망라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천재는 역시 천재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거장 렘브란트는 유화는 물론 판화에서도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화가 렘브란트의 동판화(에칭)들이 대구에 왔다. 대구미술관은 2023년 해외교류전인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를 10월31일 개막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렘브란트 판 레인 '돌난간에 기대어 있는 자화상'. 1639. 에칭,드라이포인트. 렘브란트는 동판화를 제작한 후 이듬해 똑같은  이미지로 유화 자화상도 완성했다. 유화는 좌우가 바뀌어 있다. [이미지 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렘브란트 판 레인(1606~1669)은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초상화가로 꼽힌다. 그런데 그는 판화가로도 뛰어난 역량을 보였음을 대구에 온 작품들이 확인해준다. 다수의 미술사가들이 "렘브란트 이후 '판화의 역사'가 다시 쓰였다"고 할 정도로 렘브란트는 판화, 특히 동판화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번 렘브란트 동판화 전시는 대구미술관이 네덜란드의 렘브란트순회재단과 벨기에의 판화전문 미술관 뮤지엄 드리드(Museum de Reede)의 협력 하에 열리게 됐다.

렘브란트의 동판화 120여 점이 한꺼번에 대구미술관에 내걸린 것은 의미가 적지않다. 400년 전 에칭 원판을 찍은 판화이다 보니 작품이 A4용지 보다 작거나, 손바닥 만한 사이즈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렘브란트의 본격적인 유화 작품들이 그의 끈질긴 동판화 작업과 에칭 습작을 통해 갈고 닦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어 놓쳐선 안될 전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사스키아와 함께 한 자화상'. 1636. 가장 유명한 초기 자화상이다. 화가인 자신을 당당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2023.10.30 art29@newspim.com

렘브란트는 평생 300여 점에 달하는 판화를 남겼을 정도로 판화작업에 열과 성을 쏟았다. 야외로 스케치를 나설 때도 에칭 판을 따로 갖고 다녔을 정도로 판화작업에 '진심'이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로 명명된 것은 사진기 뺨치는 렘브란트의 예리한 포착력과 절묘한 묘사력 때문이다. 사진이 발명되기 2세기 전에, 화가는 마치 카메라 렌즈와도 같은 시선으로 17세기 세상과 풍경, 당시 인물들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렘브란트가 위대한 것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록 주문을 받아 제작한 인물초상이라 할지라도 가감없이 표현했다.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으로 잘 알려진 그는 위대한 인물일수록 그늘까지 담아내려 했다. 또한 거지, 낭인 등을 즐겨 대상으로 삼아 인간의 여러 단면을 포착했다.

렘브란트는 판화작업에서도 뛰어난 작가적 역량으로 대상의 특징을 절묘하면서도 속도감있게 뽑아내 역시 거장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술관측은 렘브란트의 동판화 120점을 자화상/거리의 사람들/성경 속 이야기/장면들/풍경/습작/인물·초상 등 모두 7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소개한다. 7개의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화상과 인물·초상화다. 작가로서 그만큼 인물 표현에 가장 관심이 많고,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판 레인 '부드러운 모자를 쓴 자화상' 1634. 에칭. [이미지제공= 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다음으로 성서 속 이야기를 다룬 작품과 풍경 작업은 마치 연극무대를 보듯 드라마틱하고 입체적이다. 풍경 연작은 저 멀리 풍차가 돌아가고, 늪지에 드리운 아름드리 나무들과 크고 작은 집들이 어우러져 풍경화의 묘미를 선사한다.    

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렘브란트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고, 그 빛과 어두움, 무엇보다 그의 '세상을 향한 시선'을 함께 돌아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즉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세상과 인간을 작가적 시선으로 관찰하고 표현했던 위대한 화가의 진면목을 다양한 작업을 따라가며 음미했으면 하는 것이다.

◆자화상의 대가다운 렘브란트의 판화 자화상

17세기를 통틀어 렘브란트만큼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는 흔치 않다. 그의 자화상 작품들은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가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늙어갔는지를 가늠케 한다. 그렇다면 렘브란트는 왜 그리도 자화상에 올인했을까? 

카메라가 없었던 시기 화가에게는 자신의 얼굴이 가장 손쉬운 연습용 모델이었다. 렘브란트는 네덜란드의 레이던에 머물던 시절, 자신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 2개의 거울을 앞에 두고 행복, 분노, 공포 등 다양한 감정을 낚아채 이를 에칭으로 표현했다. 이같은 내밀하고 끈질긴 훈련은 그가 훗날 '훌륭한 스토리텔러'로 발전하는데 귀중한 자양분이 됐다.

또 그 당시 손바닥 크기만한 자화상 판화는 '명함' 역할도 했다. 자신에게 초상을 의뢰한 사람에게 또는 작품구매자에게 렘브란트는 직접 그린 자화상 판화를 명함처럼 건넸다고 한다. 이를 받은 사람은 물론 크게 반겼을 듯하다. 

렘브란트의 초기 판화 자화상 중에는 '모자를 쓰고 웃는 자화상'(1630)과 '부드러운 모자를 쓴 자화상'(1634), 그리고 '사스키아와 함께 있는 자화상'(1636)이 이번 대구미술관 전시에 왔다. 1630년경 렘브란트는 여러 감정을 보여주는 작은 자화상 동판화를 다수 제작했는데, 그는 이 자화상들을 나중에 성서나 역사의 장면을 그릴 때 인물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했다. 

렘브란트는 자신의 아내이자 뮤즈였던 사스키아도 즐겨 그렸다. '사스키와 함께 있는 자화상'(1636)은 사스키아와 결혼한 후 2년 뒤 그린 그림으로 부부가 함께 등장하는 유일한 판화다. 16세기 스타일의 챙 넓은 모자를 쓴 렘브란트 곁에 사랑스런 아내 사스키아를 배치했다. 이 작품에서 자신을 호기로운 화가로 표현한 반면, 아내는 마치 아기처럼 작고 해맑게 표현해 대조적이다. 초창기 자화상 중 가장 유명한 자화상이다.

'돌난간에 기대어 선 자화상'(1939)은 렘브란트가 서른세 살 때 그린 에칭 자화상이다. 암스테르담의 브리스트라트에 새 집을 구입했을 때의 모습으로, 화려한 옷차림에 벨벳 모자를 쓰고 난간에 팔을 얹은채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거장 라파엘로와 티치아노의 초상화를 참고한 작업으로, 작품이 맘에 들었는지 화가는 1년 뒤 이 자화상을 유화로 다시 그렸다. 이 작품은 후대에 많은 화가들이 모사했을 정도로 빼어난 수작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판 레인 '잠든 여자 한명과 두 명의 여자'. 1637. 에칭. 렘브란트는 아내이자 작업의 뮤즈인 사스키아를 즐겨 그렸다. [이미지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뮤즈였던 아내를 끝없이 그린 렘브란트 

'진주 머리장식을 한 사스키아'(1634)는 렘브란트와 사스키아가 1634년 6월 결혼식을 올릴 무렵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판화다. 렘브란트는 이 작품에서 사스키아를 매우 섬세하고 다정하게 묘사했다. 2년 뒤 작품인 '사스키아와 다른 사람들'(1636)은 중앙에 보이는 여인은 물론 주변의 두상 스케치 역시 사스키아로 보인다. 결혼한 지 2년이 지난 당시 그녀의 나이는 스물네 살이었다. 사스키아가 렘브란트의 영감의 화수분인 '뮤즈'였다는 것은 다양한 회화, 에칭, 드로잉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잠든 여자 한 명과 두 명의 여자'(1637)는 에칭 판을 습작에 사용하곤 했던 렘브란트의 면모를 확인해주는 작품이다. 화가는 빠르게 스케치한 일상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관찰 등 다양한 장면을 동판 위에 그려넣었다. 그런 다음 이를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종이에 찍어냈다. 이런 습작활동을 통해 렘브란트는 작가적 훈련을 쉼없이 이어갔는데 상당수 작품에서 아내인 사스키아가 등장한다. '잠든 여자..' 중 병상에 누운 여성은 아내의 모습이다. 이 때는 사스키아가 아들 티투스를 낳고 매우 병약해졌던 시기다. 이후 사스키아는 서른도 안돼 세상을 떴다.

◆풍경화에서도 탁월한 솜씨 발휘한 거장

렘브란트의 풍경 판화는 1640년에서 1653년 사이에 제작됐다. 사스키아가 죽자 렘브란트는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생했다. 암스텔 강을 따라 도시를 벗어나 들판을 누비곤 했던 그는 그림을 그릴 종이 외에도 동판을 가지고 다니며 에칭작업을 했다.

네덜란드의 상징인 풍차가 등장하는 '풍차'(1641) 등 사실적 풍경화가 주류를 이루지만 간혹 상상에서 비롯된 풍경도 있다. 몇몇 풍경 판화에는 산악지대가 등장하는데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풍경 판화에는 인상적인 나무들 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판 레인 '시골집 세 채가 있는 길가 풍경', 1650. 에칭, 드라이포인트,16.2×20.3㎝ [이미지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시골집 3채가 있는 길가 풍경'(1650)은 풍경 판화 중 가장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과감한 대각선 구도로 높이 솟은 나무와 오두막 3채를 그려낸 이 작품에서 렘브란트는 나무 등의 표현에 드라이포인트 기법을 사용했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렘브란트의 '성서이야기'판화

당대 최고의 실력파 화가였기에 렘브란트에게는 성경 속 장면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십자가에서 내림'(1633)은 비교적 큰 사이즈(53×41㎝)의 판화다. 이 작품은 렘브란트의 다른 에칭들과 달리, 자신의 유화를 복제한 판화로, 십자가에서 내려지고 있는 예수와 슬퍼하는 이들 뒤로 예루살렘의 성벽이 보인다. 루벤스의 대표작인 앤트워프 대성당 제단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판 레인 '십자가에서 내림' .1633 에칭, 뷰린, 53×41㎝ 루벤스의 그림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한 그림이다. 이례적으로 원화를 먼저 그린 뒤 판화를 나중에 제작한 사례다. [이미지 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이 판화는 미술품 딜러인 헨드릭 아윌렌뷔르흐가 출판한 판화집에 수록됐다. 레이던 출신인 렘브란트는 암스테르담에 처음 입성했을 때 그의 집에서 지냈는데, 그곳에서 헨드릭의 조카딸인 사스키아를 만나 결혼한다. 

'아담과 하와'(1638)는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추방당하는 아담과 하와를 묘사한 작품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창세기 속 스토리를 렘브란트는 여타 화가들과는 달리 아담과 하와를 늙고 주름진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상적인 청춘의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으로 표현했기에 당시에 논란이 많았다.

'아브라함의 희생'(1655)은 아들 이삭을 신께 제물로 바치려는 순간 극적으로 천사가 나타나 아브라함의 팔을 붙잡는 장면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판화다. 또 '착한 사마리아인'(1633)은 길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모두가 외면하는데 사마리아인이 여관으로 데려가 돌봐주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렘브란트는 사마리아인이 여관에 도착하는 장면 앞에, 배변하는 개를 커다랗게 그려넣어 놀라운 현실감을 더했다. 두둑한 베짱이 아니고선 그같은 시도는 하기 힘들었을 법하다.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이 그림은 작가 사후 여러 작가들, 특히 프랑스 화가들에 의해 모사됐다.

◆숭고한 인간애를 느끼게 하는 인물·초상

렘브란트는 젊은 여성, 지인들, 노인 등 수많은 사람들의 초상을 판화로 제작했다. 이 판화들에서도 자신의 특기인 강렬한 명암대비 등의 효과를 자주 시도했다. 당시 수집가들 사이에 렘브란트의 이같은 얼굴 판화(트로니)는 수요가 제법 높아, 트로니만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작품 속에 작가의 개성과 인간미가 배어있는 데다, 소장가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판 레인 '갈라진 털모자를 쓴 늙은 남자' , 1640 에칭, 드라이포인트, 15×14.7㎝ [이미지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갈라진 털모자를 쓴 늙은 남자'(1640)는 독특한 모자를 쓴 노인을 세밀하게 묘사한 인물화다. 머리 부분에 비해 비교적 간결하게 표현된 손은 가슴에 올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 작품의 카운터프루프 버전이 함께 나와 비교하며 감상하도록 했다. 카운터프루프(Counterproof)는 판화를 찍은 다음,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종이 위에 새 종이를 올려서 얻은 '좌우가 반전된 판화'를 가리킨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렘브란트 판 레인 '유대인 신부' 1635. 에칭, 드라이포인트, 뷰린, 21.9×16.8㎝ [이미지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유대인 신부'(1635)는 렘브란트의 어머니가 모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렘브란트는 20여 점의 공식 초상화를 판화로 제작했다. 렘브란트의 초상화 속 인물은 작가와 대부분 사적인 관계였다. 간혹 의뢰를 받아 초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설교자 얀 위텐보해르트를 모델로 한 작품이 그 예다. 렘브란트는 이 초상에 엄청난 공력을 들였다.

렘브란트는 1630년대초 노인 연작을 여러점 완성했다. 그 중 '풍성한 수염의 늙은 남자'(1630)는 긴 수염의 노인을 그린 판화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연습용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역사적 인물 내지는 성경 속 인물을 연상시켜 미술애호가들 사이에 인기가 꽤 높았다.

'아브라함 프란센, 약제사'(1657)는 암스테르담의 약제사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프란센을 그린 초상 판화다. 렘브란트의 절친한 친구로, 작가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준 사람이다. 이 초상화가 친한 친구를 위해 선물로 제작되었는지, 또는 주문에 의한 작품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열렬한 미술품수집가였던 프란센의 성향이 작품 곳곳에 반영돼 흥미롭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렘브란트 판 레인, '목욕하는 다이아나' 1631. 에칭 ,17.8×15.9㎝ [이미지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벽에는 세폭짜리 제단화와 그림이 걸려 있고, 탁자에는 판화와 드로잉 작품을 보관하는 화보집이 놓여있다. 심지어 왼쪽 구석에는 작은 불상도 있어 당시 국제무역이 본격화된 암스테르담의 상황을 유추케 한다. 렘브란트는 프란센의 직업을 상징하는 두개골과 의약용 항아리도 그려넣었다.

그리스신화를 차용한 '목욕하는 다이아나'(1631)는 사냥의 여신 다이아나가 숲에서 목욕하던 중 침입자를 발견했는지 어깨를 돌려보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 어깨 너머로 관람자를 응시하고 있는 앵글이 당시로선 꽤나 획기적이었다.

◆전형성을 벗어나 삶의 결정적 장면에 주목

렘브란트는 인물, 풍경, 정물, 동물 등 모든 분야에 능수능란했다. 글을 읽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상상력도 뛰어났다. 특정한 스토리에서 주인공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할 것인지 잘 포착해냈을 뿐 아니라 주변 인물과 동물같은 조역들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게다가 뻔한 전형성을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드러내고자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렘브란트 판 레인 '아브라함 프란센, 약제사' 1657. 에칭. [이미지제공=대구미술관] 2023.10.30 art29@newspim.com

'팬케이크 굽는 여자'(1635)는 17세기 네덜란드 서민 여성이 집 마당에서 팬케이크를 굽는 모습을 재기 넘치게 표현한 판화다. 한 아이는 팬 안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고, 맨 앞의 작은 아이는 강아지에게 팬케이크를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돼지'(1643)는 렘브란트의 판화 중 가장 시니컬한 작품이다. 다리가 꽁꽁 묶인 커다란 암퇘지가 어느 집 앞에서 죽음의 순간을 맞고 있다. 돼지 뒤에는 도끼와 칼을 든 도축업자가 서있고, 그 옆에는 한 소년이 돼지 방광을 손에 들고 있다. 곧 축구공 차듯 이를 갖고 뛰놀 참이다. 17세기에는 도축업자들이 가축 주인의 요청을 받고 집으로 찾아가 도축을 해주곤 했는데 동네 주민과 아이들에겐 한판 볼거리였다. 이같은 장면을 그린 회화들이 오늘날 많이 전해지는데 대개는 도살장면을 묘사한데 반해 렘브란트는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는 돼지를 전면에 크게 배치하고, 세밀히 묘사했다.

렘브란트는 책의 삽화를 위해 일상의 여러 장면을 판화로 남겼다. 쥐 잡는 사람, 양치기 소녀를 유혹하는 피리 연주자의 모습 등이 그것이다. 한편의 우화같은 이들 판화는 단순해 보이는 정경에 위트와 페이소스가 곁들여진 것이 특징이다. 

'눈먼 바이올린 연주자'(1631)는 렘브란트의 인간애를 보여주는 판화다. 끈으로 묶은 개를 옆에 둔 것으로 보아 바이올린 연주자가 시각장애인임을 알 수 있다. 이 무렵 렘브란트는 거리의 낭인과 거지들을 소재로 판화 여러 점을 제작했는데, 저으기 신산스런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향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대구미술관에서의 렘브란트 판화전은 2024년 3월 17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 1000원을 내고 입장하면 대구미술관이 개최 중인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윤석남'과 '이성경:짐작하는 경계', '어미홀프로젝트 칼 안드레'(12월31일까지) 전시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월요일 휴관. 대구국제아트페어(11월2~5일) 기간 중에는 동대구역과 엑스코, 수성못을 오가는 '대구시티투어'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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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지지율 35.2% 2주연속 하락…국힘 41% 민주 35%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해 35.2%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12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2.2%포인트(p) 내린 35.2%였다. 부정평가는 61.4%로 전주 대비 1.6%p 올랐다. '잘 모름'은 3.4%였다. 리얼미터는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사법부 독립성 논란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에 따른 여야 안보 공방, 수도권 전월세·아파트값 상승세 등 인사·안보·부동산 악재가 국정감사 이슈로 집중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본관에서 4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10.06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지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각각 3.1%p, 2.1%p 오른 20대(27.3%)와 30대(31.3%)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35.7%, 국민의힘은 41.3%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7.0%p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2.9%p 오르면서 지지율이 역전됐다. 다만 양당 간 격차는 5.8%p로 여전히 오차범위(±3.1%p) 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충돌 및 탄핵 추진 논란, 수사권 개편을 둘러싼 조국혁신당과의 갈등, 수도권 부동산 전월세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진보층과 40대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이탈해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정감사 초반 DMZ 지뢰 폭발 사태 등 안보 이슈와 조 대법원장 증언 채택 및 탄핵 공방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강화한 데다 농지 전수조사·대미투자 등 정부 정책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의 반사이익을 얻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주보다 1.1%p 오른 6.3%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2.8%, 진보당은 1.2%다. 기타 정당은 1.8%, 무당층은 11.0%로 조사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2.8%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6%였다. 두 조사 모두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cjay@newspim.com 2026-10-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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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취임 6년, 로봇 상용화 눈앞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6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 온 로봇 사업이 상용화를 향한 시험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자동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약 1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로봇 상용화 기대에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금 회수와 자동차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이 정 회장 개인과 현대차·기아 등 여러 주체에 나뉘어 있어 로봇 사업의 성장과 현대차 주주가 얻는 경제적 이익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포그래픽=챗GPT] 2026.10.12  ◆ 그룹의 로봇 가치, 현대차 주주 몫과는 다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12월 인수를 결정한 뒤 2021년 6월 지배지분 80% 인수를 마무리했다. 당시 정 회장도 개인 자금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출자 등을 거치며 지분 구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잔여 지분 인수 추진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 56.4%, 정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보도됐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투자법인이다. HMG글로벌 지분은 현대차 49.5%, 기아 30.5%, 현대모비스 20%로 구성됐다. 이를 적용하면 당시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보스턴다이내믹스 간접 지분은 약 27.9%다. HMG글로벌이 보유한 지분 56.4%에 현대차의 출자 비율 49.5%를 곱한 수치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기존 보유 비율에 따라 배분하면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 경우 현대차의 HMG글로벌 경유 간접 지분은 약 30.9%로 높아진다.  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모두 확보하더라도 로봇 사업의 성과를 현대차가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정 회장과 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도 투자한 만큼 성과는 여러 주주에게 나뉜다. 현대차 주주에게 중요한 것은 '그룹의 로봇 기업'이라는 간판보다 현대차가 투입한 돈에 비해 얼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느냐다. ◆ 로봇 팔아 버는 돈과 공장에서 아끼는 돈 현대차가 로봇 사업에서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외부 판매를 늘려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과 자동차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는 로봇의 기술력을 실제 생산 현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 과제다. 주주 입장에서도 로봇의 성능 못지않게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회수하고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로봇 기업의 성장이다. 외부 고객에게 로봇을 판매하고 유지보수·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면 투자 지분의 가치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 상승이 현대차의 현금 유입이나 배당 재원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이익 귀속과 현금 회수는 지분 구조와 배당, 지분 매각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는 성장 기대와 실적 사이의 간극도 크다. 로이터는 지난 9월 현대글로비스 공시를 인용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5284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2021~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로봇 사업의 성장 기대와 별개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마존의 AI 사업을 이끌었던 로히트 프라사드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기술 개발을 넘어 로봇 상용화와 수익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두 번째는 자동차 생산의 효율 개선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을 생산 순서에 맞춰 분류·배치하는 서열작업부터 맡길 계획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때 현대차가 얻는 효과는 로봇 판매 이익이 아니라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반복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부담을 줄이면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로봇 투입 자체를 비용 절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도입 가격과 유지보수비, 생산라인 변경 비용을 고려한 뒤에도 작업시간 단축과 품질 개선 효과가 이를 웃돌아야 한다. 현대차 주주 관점에서는 로봇을 몇 대 배치했는지보다 차량 한 대당 생산비와 공정 가동률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조지아주 소재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3만대 생산능력보다 중요한 '투자 회수'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실제 생산량이나 판매량과 다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룹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의 구매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 회장의 로봇 전략은 자동차 제조 역량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과 제조 데이터,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해 로봇 사업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공장은 로봇의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현장이자, 초기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과 현대차의 주주가치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정 회장의 개인 투자 성과, 다른 계열사의 부품·물류 사업 기회, 현대차의 생산성 개선을 한데 묶으면 현대차 주주에게 돌아갈 몫이 불분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임 6년을 맞은 정 회장의 승부수는 로봇 기업 인수와 기술 시연을 넘어, 생산 현장의 검증과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앞으로는 로봇의 성능뿐 아니라 추가 투자 규모와 차량 한 대당 생산비 절감액, 투자금 회수 기간이 로봇 전략의 주주가치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 2026-10-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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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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