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내고 일본 정부 각료, 국회의원들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 한국 정부는 같은 날 유감을 표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자민당 총재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보냈다.
일본 국방대학교 졸업식서 연설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 2023.03.26 [사진=블룸버그] |
기시다 내각의 대신 가운데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이날 오전 직접 방문해 참배하고 자민당의 당 4역 중 한 명인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도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에 취임한 후 2021년 10월과 작년 4월, 8월, 10월, 올해 4월에 각각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있다. 직접 참배한 적은 없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과 하기우다 정무조사회장은 지난해 패전일에 이어 이날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패전일에 현직 각료의 참배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계속되고 있다. 난해에도 패전일과 패전일 직전에 현직 각료 3명이 참배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약 70명도 집단 참배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참배 후 기자단에 "국가정책에 숨진 영령들을 애도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ㅁ말했다. 하기우다 회장은 "지난 세계대전에서 고귀한 희생을 한 선인들의 영령에 애도를 표하고 항구 평화, 부전에 대한 맹세를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도 이날 참배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 통해 유감을 표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등 2차 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일본이 수많은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민간인 등 246만 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그중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 등 90%에 가까운 약 213만 3000여명이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한반도 출신자도 2만여 명 합사돼 있다. 이들의 합사는 유족 등 한국 측 의향과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이뤄졌으며 당사자나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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