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변인 "무역 기본 지키지 않아"
北, 전기밥솥⋅의류 만들어 내다 팔아
"수출입은행 원고로 손해배상 청구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의 생산라인을 무단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정부가 북한 당국에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책임을 묻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22년 7월 3일 보도한 개성 시내 모습.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출퇴근용으로 운용되던 현대 에어로시티 버스를 무단 반출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
구 대변인은 대북 법적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북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 경제특구를 20개 넘게 지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무역이나 대외 협력의 기초를 지키지 않는 행위가 어떤 의미일지 북한도 잘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 합의로 조성된 개성공단을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로 가동이 어렵게 만들고, 우리 기업이 철수한 뒤에는 설비를 무단 가동해 전기밥솥과 의류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점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김정은의 대북투자 유치 구상이 타격을 입게 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경협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남북협력기금 수탁기관인 수출입은행이나 개성공단 관리와 운영을 총괄하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원고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125개 우리 기업 가운데 20여 곳의 생산설비를 무단 가동하고 북한 근로자 통근용으로 사용하던 우리 측 버스를 반출해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항의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