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최근 중국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대만 관련 발언에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비외교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이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민국 주중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6일 베이징 한국 매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진 장관의 언급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그동안 밝힌 기본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장관이) 한반도 평화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말한 원론적 언급이었는데 이에 대한 중국 대변인의 발언을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역내 안보와 번영에 중요하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역내 긴장 상황이 완화되기를 바란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월 27일 박진 장관의 대만 문제 관련 CNN방송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국 매체의 질문에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타인의 말 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불용치훼'(不容置喙)라는 사자성어를 들어 지적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대한민국 주중 대사관 회의실에 역대 주중 한국 대사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2023년 2월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3.06 chk@newspim.com |
불용치훼는 청나라 작가 포송령의 소설에 등장하는 말로,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다. 주로 상대방을 강하게 비판할 때 쓰는 말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대만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박 장관은 2월 22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반대'는 미국과 서방세계가 중국이 대만을 위협할 때마다 주로 쓰는 표현이다. 중국이 박 장관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 사실상 미국의 편에 서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대만해협(양안) 유사시 한국이 주한미군 개입 동의 등 중국에 맞서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사전에 이를 견제하려는 포석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양안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미중 가운데 어느 일방 지지가 아니라 중립을 지켜주길 희망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