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창작산실 선정작 '빵야', 장총에 얽힌 '동족상잔' 민족사

기사입력 : 2023년02월16일 16:03

최종수정 : 2023년02월16일 16:03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빵야'가 아픈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는 장총 한 자루의 이야기를 무대에 펼쳐낸다.

연극 '빵야'가 현재 엘지아트센터 U+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빵야'는 총을 쏘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로, 극중 주인공이 되는 낡은 장총의 이름이기도 하다. '빵야'라는 총성과 함께 시작되는 장총의 여정과 그 사이에 녹아든 민족의 역사와 전쟁, 아픔을 들여다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빵야'의 한 장면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경오] 2023.02.16 jyyang@newspim.com

◆ 무명 드라마 작가가 찾아낸 매력적인 소재 '장총'의 이야기

'빵야'는 무명 드라마 작가 나나(정운선)가 소품창고에서 발견한 낡은 장총 한 자루에 얽힌 이야기를 드라마 대본으로 풀어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사람으로 의인화된 장총 역의 빵야(문태유)는 무기로 태어나 계속해서 새로운 주인을 만났던 순간들을 회상한다. 정의와 불의를 오가면서도 늘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했던 장총의 이야기엔 우리 민족의 아픈 근현대사가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나나(정운선)은 긴 무명생활로 생계가 급하지만 흥행 드라마를 쓰고 싶은 욕망과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 사이 갈등한다. 너무도 간절한 '좋은 소재'를 찾아 헤매던 중 장총을 만나지만 의미있는 이야기와 팔리는 이야기의 갭은 크다. 정운선은 계속해서 현실에 부딪히는 드라마 작가로서, 또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는 창작자로서 고민을 현실감있게 표현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빵야'의 한 장면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경오] 2023.02.16 jyyang@newspim.com

창총 빵야 역의 문태유는 낡고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다. 찢기고 떨어져나간 곳엔 다른 부품의 쇠붙이를 붙여 보수한 흔적도 있다. 조선인 출신인 일본 장교의 무기로 시작된 그의 여정은 강제 징용된 조선인 병사, 독립군, 제주 경비병의 손을 거쳐 서북청년단 단원, 빨치산의 손으로 이어진다. 문태유는 자신을 손에 쥔 주인이 악의 편이든, 정의로운 편이든 죽음을 촉발하는 '빵야'의 애달픈 운명과 울분을 간헐적으로 쏟아낸다.

◆ 무의미하게 소비되는 '전쟁' 스토리…수많은 창작자의 고민 담아

이 연극의 제목인 '빵야'는 극중에서 의인화된 주인공의 이름이자 나나가 쓰는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하다. 극의 해설과 함께 대부분 신에서 설명을 곁들이는 나나의 존재감은 믿음직하지만 때때로 방해물로도 느껴진다. '빵야'를 매력적인 소재로 삼은 이유, 그를 거쳐간 주인들을 조명하고 그들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눈 것이 얼마나 비극이었는지는 나나의 해설이 없어도 충분히 전달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빵야'의 한 장면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경오] 2023.02.16 jyyang@newspim.com

그럼에도 나나를 빵야와 함께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는 '전쟁'이라는 소재가 얼마나 무분별하게 소비되는지를 꼬집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그 자체가 자극적인 콘텐츠가 된 시대, 장총은 끊임없이 촬영장에 불려다닌다. 나나를 비롯한 창작자들에겐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전쟁 스토리를 쓴다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무거운 과제가 남아있다. 전쟁과 죽음의 무거움을 모두가 느끼게 하고 경각심을 일깨운다.

극 중반에 나오는 "언제쯤 은하수를 끌어다 무기를 씻을까"라는 두보의 한탄은 수천년 전에도 반복됐던 전쟁의 비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연극은 태생 자체로 죽음과 피를 위한 존재 '빵야'의 꿈이 이루어질 때, 세상은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거라고 노래한다. 이번 '창작산실' 선정에 이어 조금 더 짜임새있는 이야기로 관객들과 소통할 좋은 작품이 될 자질을 갖췄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