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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실손 전산화 '추진에 의협 "개인정보 유출 대안 제시하라" 반발

기사입력 : 2023년01월31일 17:03

최종수정 : 2023년01월31일 17:03

금융위 업무보고…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추진
의사협회 "전산화 절차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마련해야 논의 가능"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금융당국이 보험업계의 14년 숙원 과제인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이하 전산화)의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의사협회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사협회는 전산화 절차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우선이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한 민간업체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스템 [사진=레몬헬스케어]

31일 의사협회는 금융당국이 올해 업무보고로 전산화를 내세운 것에 대해 "정부의 입법화를 막을 순 없지만, 의료계가 우려하는 환자 개인정보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이상 기존의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전산화를 추진해 보험가입자가 보험금을 쉽게, 빠짐없이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도 올해 과제로 전산화를 내세웠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과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전산화에 대한 관계 법령 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고 했다.

현재 소비자는 진료를 마친 병원에 직접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발급받고 보험사에 전화, 팩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09년 복잡한 청구과정으로 보험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보험가입자들이 요구한 개선사항을 바탕으로 전산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중계기관을 두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14년째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전산화 과정에서 중계기관을 어느 곳으로 선정하느냐를 두고 의료계와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중계기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을 추천 중이다. 심평원은 진료비 심사기능과 의료서비스의 적정성을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으로 병원의 급여 항목 진료에 대한 심사를 관리하는데, 전국 병원의 네트워크와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다. 반면, 의료계는 환자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고, 불필요한 행정 규제가 조장될 수 있으며 심평원의 설립 목적, 역할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이를 반대해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11월 의료계에서 간소화를 조건부 찬성했다는 보도에 대해 "의협은 결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강제화하는 법개정에 찬성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의협은 "전산화를 위한 법 개정 추진은 국민이나 의료인의 입장은 전혀 무시한 채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보험사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이에 대해 "실손보험금 청구의 전산화는 보험가입자들의 편의 증진은 물론 연간 3조원에 육박하는 실손보험 적자를 상쇄할 수 있다"며 "진료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병원과 의원을 추려 집중 검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보험료 누수를 막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7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3년도 금융위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시장 안정, 실물·민생경제 지원, 금융산업 육성 등 12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2023.01.27 yooksa@newspim.com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업무보고를 앞두고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의료계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의사협회의 주장 중 타당한 것은 받아들이겠으나, 의협도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부분은 양보한다면 전산화는 빠르게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산화에 대한 국민들의 고충을 잘 알고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올해 전산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의료계의 반발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협회는 이날 "실손보험은 시장경제의 첨탑에 있는 상품"이라며 "이미 일부 민간업체와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계약을 통해 전산화가 어느 정도 이뤄져있는데 이를 정책화하는 것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이유에 대해 "전산화의 근거로 국민의 편의성이 꼽히지만, 국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인 의료정보가 '빅데이터'로 집적돼 상업적인 목적에 이용될 수 있고, 해킹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입법화 추진을 막을 순 없지만, 의료계와 논의하기 전에 전산화 절차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대안을 준비해달라"고 밝혔다.

chesed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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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경영 검증 시험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업계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6%대로 내려앉았으며, 수익성도 악화되면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 만에 거둔 성과가 미흡하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간판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꾀하는 사이에, 갤러리아는 유통업과 다소 동떨어진 신사업인 식품에 집중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부사장은 명품 강화와 백화점과 호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두 가지로 본업 반등을 꾀하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부사장 취임 1년...그룹 존재감은 UP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미래비전총괄이 올해 11월로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났다.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미래비전총괄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총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그는 그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 갤러리아부문 전략부문장 전무에 선임됐으며, 이듬해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갤러리아 지분도 올해 대폭 늘렸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2%에서 16.85%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으로 1.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집중에 본업 경쟁력 약화 김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뚜렷해졌지만, 내실 경영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며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사업 경쟁력은 약화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 6.8%, 올해 3분기에는 6.4%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5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3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4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79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등 식음료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식음료 부문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전체의 9.4%대로 크지 않은 만큼 한화갤러리아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90.6%에 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오픈하는 에르메스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본업으로 다시 눈 돌리는 김동선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한화 유통·서비스 부문(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은 포인트 교차 사용 제도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백화점과 갤러리아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G포인트'를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호텔 사업장과 골프장, 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H-라이브 클럽' 포인트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등 한화갤러리아의 사업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통합 유니폼을 도입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했다. 통합 유니폼 도입은 각사 모두 10년 넘게 사용한 유니폼을 교체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확보하고 고객 인지도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명품관 리뉴얼' 계획 역시 수익성 반등을 위한 자구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리뉴얼해 이스트관과 마찬가지로 럭셔리 공간을 넓힐 방침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을 대폭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 백화점 큰손인 VIP들을 잡아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로서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낸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부문은 물론, 본업인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해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2024-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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