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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가문의 흑막] ③ 칼맞은 외할아버지와 총맞은 아베의 평행이론

기사입력 : 2022년07월14일 09:27

최종수정 : 2022년07월19일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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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전범에서 '미국의 양치기'로 변모한 기시 노부스케
1960년 미일안보조약 개정으로 재군비 길 열어놓고 칼맞아
아베의 평생 숙원 평화헌법 개정은 외할아버지 최대 유지 받든 것

[편집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사망함으로써 한일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아베의 사망은 단순히 일본 보수우익 아이콘이 사라졌다는 사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본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와, 이의 지지로 자리에 오른 현 기시다 수상은 기존의 아베 노선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최근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함으로써, 아베의 필생 숙원이었던 평화헌법 개헌론이 일본 정가를 점차 뜨겁게 데우고 있다. 일본은 과연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는가. 일본 정가의 풍향계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아베 가문과 아베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에 아베 가문과 일본 정치사의 흑막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아베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는 태평양전쟁 이후 미·일동맹에서 양치기 이상의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제국주의 전쟁기계'의 핵심 톱니바퀴였고, 전쟁 이후에는 일본에서 미국 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축이 됐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은 A급 중대 전범이었던 기시를 미국이 사형시키지 않고 구제했기 때문이다.

스털링(Sterling)과 페기 시그레이브(Peggy Seagrave) 부부가 함께 저술한 책 『황금 전사들 : 야마시타 골드를 찾으려는 미국의 비밀스런 작업(Gold Warriors : America's Secret Recovery of Yamashita's Gold』은 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956년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기시를 자민당의 우두머리이자 새 총리로 만들기 위해 매우 길고도 어려운 노력을 했다. … 10년 동안 기시는 '미국의 소년'으로 몸치장을 했다. … 미국의 일본평의회는 마치 쥐 같은 기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게 일했고, 영어로 그를 지도했으며, 스카치(위스키)를 사랑하도록 가르쳤다. 그들에게 기시는 일본에 남아 있는 '미국의 유일한 대안(only bet left in Japan)'이었다."

[아베 가문의 흑막] 글싣는 순서

1. 재일교포가 아베 父子를 키웠다 
2. 아베 가문과 통일교의 유착
3. 칼맞은 외할아버지와 총맞은 아베의 평행이론
4. 日 역사 교과서 왜곡, 아베로부터 비롯됐다
5. 아베는 이토 히로부미 '적자', '야마구치 정권' 끝나나
6. 日 평화헌법 개헌될까...한일 관계의 미래

일반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범들을 다룬 도쿄재판은 엄청난 흑막 속에 정작 처형을 받아야 할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엇갈린 엉터리 혹은 사기극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1937년 12월 난징 함락 당시 난징 사령관으로 대학살의 실제 주모자인 아사카미야(朝香宮, 1887~1981)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맥아더 장군 밑에서 정보국장을 맡아 미국의 첩보작전을 이끌었던 찰스 윌로비(Charles A. Willoughby, 1892-1972) 장군조차 당시 재판관 중 한 명인 롤링 판사에게 "도쿄 전범 재판은 인류 역사가 기록된 이래 최악의 위선이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수십 년간 히로히토 일왕을 연구해온 도요시타 나라히코(豊下楢彦, 1945~) 간사이학원대학 법학부 교수도 "도쿄 재판은 주역을 빼놓은 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1884~1948·태평양전쟁 당시 육군대장 겸 총리) 일파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운 미·일의 합작품이었다"고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48년 12월 24일 스가모 감옥에서 석방된 기시 노부스케에게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친동생 사토 에이사쿠가 담뱃불을 붙여주고 있다. 사토 에이사쿠도 총리 시절인 1975년 5월 19일 요정에서 갑자기 쓰러졌는데, 이와 관련 독살설이 끊이지 않았다. 2022.07.14 digibobos@newspim.com

기시는 '전쟁 악마' 도조 히데키의 심복으로 그와 함께 만주 강경파 지배 집단의 일원이었다. 1941년 12월 대미 전쟁선언서에 서명도 했다. 또한 태평양전쟁 동안 군수공업부 차관과 상공부 장관을 지냈고, 강제 징용자들의 노예 노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그런데 미국은 그런 그를 구제하고 심지어 존 덜레스 국무장관(John Foster Dulles, 1888~1959)은 "기시는 미국의 최상의 선택" "기시는 우리 편"이라고까지 말했다. 기시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는 미국 정부와 막후의 재계 및 군산복합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나온 전략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미국의 이런 노력의 결과로 기시는 1957년 드디어 총리가 되는 데 성공했고, 총리가 되자마자 곧바로 미국을 방문한다. 당시 매우 중대하고 흥미로운 장면의 하나는 프레스콧 부시 상원의원(41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대통령 아버지, 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 할아버지)이 골프를 좋아하는 기시를 불러내 함께 라운딩한 사실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57년 미국 방문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왼쪽)과 골프를 치는 기시. 오른쪽 끝이 두 명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 프레스콧 부시 상원의원. 2022.07.14 digibobos@newspim.com

부시와 기시가 골프를 치는 동안 클라렌스 딜런(Clarence Douglas Dillon, 1909~2003) 국무차관은 일본에 미군을 상주시키는 미일안보조약 문서의 타이핑 작업을 지시하고 있었고, 그와 부시 가문이 개입해 있는 군사산업 전문 투자회사 칼라일(Carlyle)은 일본 자위대에 팔 수 있는 무기의 견적을 계산하고 있었다. 칼라일 그룹은 2220억 달러 이상의 운용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 펀드다. 수수께끼로 가득 찬 펀드이며, 수많은 정치인과 깊은 관계에 있어 '전직 대통령 클럽'으로도 불린다.

아베 전 총리는 그의 자서전 『아름다운 나라를 위하여』에서 6살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960년의 충격적인 시절을 기억한다고 주장한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베는 책에서 새 안보협정이 통과되기 전날인 1960년 6월 18일의 유년시절 기억을 되짚어 본다. 시위대가 의회 건물을 에워싸고 기시는 총리 관저 안에 갇혔다. 아베의 기억에 따르면 기시는 나중에 총리가 된 동생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1901~1975·양자로 가서 성이 다름)와 술을 마시고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만약 이 일로 내가 죽임을 당하면 그러라지 뭐"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60년 6년 18일 미일안보조약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둘러싸인 일본 의회. 2022.07.14 digibobos@newspim.com

기시가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처음으로 추진한 일이 군비 강화였다. 그는 자위력의 범위 안에서 자위대의 핵무장도 가능하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단순 보수라기보다 거의 군국주의 극우 노선의 부활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같은 만주 인맥으로 절친했던 전쟁광 도조 히데키가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시는 점령군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제도들을 바로잡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사명이라고 여겼다. 특히 헌법과 미일안보조약에 대한 개정 의지가 강했다. 기시는 일본의 군사력 보유를 막고 있는 헌법 9조를 개정해 일본이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하게 되면 안보조약도 대등한 내용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헌법 9조의 개정에 나섰다. 사망하기 전 아베의 노선과 판박이다.

그러나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체험한 일본 국민 대다수는 기시의 뜻과 달리 전쟁국가 일본의 부활에 우려하는 마음이 여전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사회당이 약진하며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기시의 헌법 개정은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자 기시는 헌법 개정이 아닌 해석을 통해 그 뜻을 이루고자 했다. 그 첫 번째로 '집단적 자위권'의 해석에 대한 수정을 시도했다. 이때까지 일본 정부는 외국과의 군사동맹에 기반을 둔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의 헌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런데 기시는 해석을 재검토해 헌법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과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눌 것을 주장했다.

두 번째로는 개별적 자위권의 확대도 시도됐다. 1956년 2월 일본 정부는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부득이한 경우에는 적의 기지를 공격하는 것도 합헌이라는 해석을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도 보유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자위를 위한 소형 핵무기는 헌법 9조 하에서도 보유 가능하다고 하면서 장래의 핵 보유가 헌법상으로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1952년에 맺은 미일안전보장조약을 개정해 보다 강력하게 일본을 동북아 지역 반공 보루로 삼는 동시에, 미국 세계 군사전략의 동반자로 삼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1960년 1월 기시는 미국으로 가서 미일 관계를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고, 독자적인 외교권을 위해 미일안보조약 개정안에 조인했다. 이 정책을 수행한다는 명목으로 기시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공식적으로 재검토하기 시작하는 한편 일본의 자주국방을 추진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60년 1월 19일 미국 방문에서 미일안보조약 개정안에 서명하는 기시 노부스케. 그 옆은 아아젠하워 대통령. 2022.07.14 digibobos@newspim.com

그러나 일본 정부가 평화헌법 제9조를 유명무실화하는 미일안보조약 개정을 위해 국회 비준을 강행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안보투쟁은 점차 반정부·반미투쟁으로 확산돼갔다. 국회는 연일 시위 군중에 의해 포위됐다.

사태의 심각성 속에서 기시는 한 때 총리 관저에서 동생 사토 에이사쿠와 함께 자살하는 것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서도 안보조약은 참의원에서의 비준 의결 없이 날치기로 자동 승인(6월 19일)됐고, 6월 21일에 쇼와 일왕의 공표가 이루어져 새로운 미일안전보장조약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기시가 6월 23일 내각 총사퇴를 결정, 정국은 새 총리를 선출하는 수순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7월 14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기시가 미는 관료파의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가 신임 총재가 돼 총리 관저에서 축하연이 열렸을 때, 갑자기 아라마키 다이스케(荒巻退助)라는 청년이 달려들어 기시를 칼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60년 7월 14일 미일안보조약 개정의 여파로 괴한의 칼에 맞아 중상을 입고 실려나가는 기시 노부스케. 2022.07.14 digibobos@newspim.com

기시는 꽤 중상을 입었는데,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날의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의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범인이 우익단체에 속했었다는 내용만 나왔을 뿐 자세한 신원이나 그 후 그가 어떻게 됐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정말 기이한 나라, 일본이다.

이와 관련해 종전 이후 CIA의 핵심 협력자로 변절한 고다마 요시오의 지령에 의한 것이었다, 혹은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려는 기시의 자작극이었다는 소문만 돌아다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한 일체의 정보가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보면 '모략과 공작'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이런 유혈 참극의 혼란을 치르면서 기시는 결국 자신의 최대 소망이었던 일본 재군비의 길을 열어놓았다. 대규모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 미일안보조약이 통과된 것은 일본 역사에 그리고 기시 자신에게도 획기적인 순간이었다. 그것은 전쟁과 미군 점령으로 인해 깨지고 추락한 전쟁 전 보수 엘리트들이 위신과 권력을 다시 회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계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아베가 2015년 달성한 획기적인 성과도 이와 비슷하다. 2015년은 한일 수교 50주년이자, 패전 70주년, 중의원 선거를 앞둔 해였다. 아베는 55년 전 할아버지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아베는 그 속에서 친근함과 반감을 동시에 느끼는 미국이라는 지배적 존재와 마주해 일본 재무장에 대한 자신(그리고 외할아버지)의 비전을 밀어붙였다.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은 그해 중의원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집권 3년차를 맞는 아베는 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했고, 그의 대외정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아베는 2019년 7월 19일 참의원 선거에서는 개헌의석수 확보에 실패했으나 "개헌은 나의 사명"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사진=아사히신문] 2022.07.14 digibobos@newspim.com

실제로 아베는 중의원 선거 승리 후 인터뷰에서 다음해(2016년) 일본 패전일(8월 15일) 담화에 대해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된 법안을 정비한 뒤 상반기 중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공식화하겠다는 방침과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한마디로 과거를 털어버리려는 '역사수정주의'의 강화였다.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아베는 의회 안팎에서 시위대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1960년 미일안보조약 개정 투표 강행에 격분한 야당 의원들을 피해 의회 밖으로 피신하기 위해 경찰을 불렀던 할아버지처럼 극한 상황으로는 몰리지 않았다. 기시는 쇼와 군국주의자로서 깊은 증오와 경멸을 받았지만, 아베는 오히려 높은 지지율의 방석에 앉아 있었다.

또 아베는 기시가 그랬던 것처럼 불만을 품은 우익의 잇따른 암살 시도를 감수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상황의 대척점에도 불구하고 아베는 엉뚱하게 통일교와의 유착이 원인이 된 총을 맞았다.

이렇게 해서 아베와 기시 사이에는 평행이론이 완성됐다. 그들의 상황, 사고방식, 그리고 도전은 매우 놀랍도록 닮아 있다. 기시와 미국의 특별한 관계, 미·일 군사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 있어 그의 핵심적 역할은 손자 아베의 행동에 매우 끈끈한 DNA를 새겨놓았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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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군 2030~2040년 '건함계획' 발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해군이 2030년대부터 2040년까지 한국형 이지스함(KDDX)을 3차까지 진행해 총 18척을 확보하고, 장보고IV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해상초계기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건함계획'과 '해상초계 전력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각종 전술핵 탑재 무기와 신형 전략무기 체계를 대거 공개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2종, 그리고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정황이 확인되면서, 우리 군의 대응체계와 방어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이 서울ADEX에 선보인 한국형 이지스함(KDDX) 모형.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12척 추가 건조 = 해군은 최우선으로 만재배수량 8000톤급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추가 전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해군은 세종대왕급(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구축함, 정조대왕급(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3번함 건조 중) 구축함 등 이지스 구축함 6척 확보와 함께 KDDX를 최대 18척까지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신형 군함을 도입하는 7조8000억 원 규모의 KDDX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진전되지 않고 있음에도, 해군이 KDDX Batch-Ⅱ, KDDXⅡ 사업을 만들어 국산 이지스함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한미 간 '기술 이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19일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6월 미 해군 측에 서한을 보내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SM-3/6 함대공미사일 확보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지스함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협동교전능력(CEC) 미탑재로 초수평선, 장거리 대공표적 대응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대한(對韓) 수출을 요청했다. CEC는 지구의 곡면 특성을 감안, 여러 함선과 항공기에서 레이더 등으로 추적·확보된 표적정보를 고용량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융합·분배해서 공통 표적을 산출, 원격교전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같은 해 8월 답신에서 "미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은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 해군은 거부의 이유로 밝힌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호주는 2018년 호바트(Hobart)급 방공구축함, 일본은 2020년 8번째 이지스함이자 아타고급의 개량형인 마야급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하도록 허용했지만, 한국에는 CEC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호주·일본에는 CEC를 제공한 미국이 같은 동맹국인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으려는 '이중적 태도'에 실망한 해군이 이지스함 기술 국산화를 표방하는 KDDX 추가 건조로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판매 거부에 따라 해군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CEC와 유사한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ADD가 개발하는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는 이지스 구축함, 해상초계기,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과의 연동,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L-SAM) 등 첨단 무기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산 전투체계를 쓰는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선 한·미 간 체계 연동 및 통합 여부 등이 불확실해 원활한 운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해군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추가 건조보다는 KDDX 추가건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DDX 사업은 총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두고 양 업체 간 갈등이 심해지며 연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주도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벌점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다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면서 "KDDX 사업에서 한화와 현대의 대결은 '6척 싸움'이 아니라 '18척 싸움'이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것 같다"고 했다. 해군은 현재 추진 중인 KDDX 6척 건조 사업이 출발하고, 차기호위함(FFX) Batch-IV 사업이 끝나는 즉시 곧바로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KDDX Batch-II 사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KDDX-II 사업을 2035년 이후에 도입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호위함(울산급 Batch-Ⅲ) 선도함 '충남함' [사진=HD현대중공업] 2025.10.20 gomsi@newspim.com ◆차기호위함(FFX) 사업 종료 후 차기호위함(FFX)-II 사업 = 한편, 해군은 기존 차기호위함(FFX) Batch-I/II/III/IV 사업을 완료한 후, 차기호위함(FFX)-II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은 FFX-II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지만, 건조시기와 구체적 제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해군은 차기 호위함(FFX) 사업으로 총 26척의 호위함(FFG)을 전력화 한다. FFX Batch-I 사업으로 인천급 호위함 6척, FFX Batch-II 사업으로 대구급 호위함 8척을 건조했고, FFX Batch-III 사업으로 충남급 호위함 6척을 건조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차기 호위함(FFX) Batch-IV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3조2500억 원을 투입, 총 6척을 건조하는 'FFX Batch-IV'(울산급 Batch-IV)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9~2030년경 6척의 함정 모두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FFX 사업이 완료되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까지 모든 해역함대의 노후화된 중·대형 함정이 교체가 완료된다. ◆AI 기반의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 = 또한 1000t급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해, 미사일 고속함 PK-A/고속함 PK-B로 대표되는 고속함들을 보완할 계획이다. 연안초계함(OPV)은 인력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이다. 1500~2200톤급으로, 기존 초계함보다 거주성 등이 향상시켜 연안 및 해상 경비, 해양 안전, 어업 지도, 해양 오염 감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2020년 11월 1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중형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KSS-Ⅲ, 3000톤급)'.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Ⅲ급 두 번째 잠수함이다. 해군이 건조하는 '장보고Ⅳ' 잠수함도 같은 체급의 형상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025.10.20 gomsi@newspim.com ◆장보고IV 사업 추진에 이어 2040년경 원잠 추진 = 한편, 해군의 수중전력인 잠수함 전력증강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해군은 2035년 이후 현재 장보고III Batch-I/II/III를 끝내고, '장보고IV 사업'으로 넘어간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이지만, 해군이 밝힌 장보고IV 사업은 그동안 2000톤급 잠수함으로 알려졌으나, 해군이 이번에 밝힌 방향은 3000톤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보고IV 사업 이후인 2040년 무렵, 해군은 차세대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으로, 원자력 추진 기관을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P-8A 포세이돈 후속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개발 계획 = 해군은 현재 P-3C/CK와 15대와 P-8 포세이돈 6대 등 21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 휴전선 길이의 9.5배, 남한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30만㎢의 작전해역에 대한 상시감시와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군항공사령부 전력은 현재 P-8A 포세이돈 6대를 주력으로 2030년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해군은 이번에 기존 P-3C/CK 대체용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월 29일 경북 포항기지에서 발생한 P-3CK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는 1968년산으로, 무려 57년을 운용한 노후 항공기의 위험성을 해군에 각인시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서울ADEX에서 선보인 한국형 해상초계기 모형. KAI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해군 관계자는 "해군은 현재의 P-3CK 기종을 2030년까지 운용하고, 그 이후에 최신예 한국형 해상초계기를 도입을 개획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난 초계기와 동형인 나머지 P-3CK 7대의 조종사 안전, 그리고 대잠전력의 공백을 막기 위해 한국형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해군은 해상초계기를 해외 직도입으로 할지, 국내개발로 할지, 획득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4 분기에 획득방법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KAI가 기존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를 개조하는 개발 계획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해상초계기 추가 소요는 운용인력을 감안해 11대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 2025-10-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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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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