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비대위원장 시절 최강욱에 강경 대응 주장
'내부총질' 비난 받았지만 윤리심판원이 중징계 내려
당내 쇄신 목소리 커질 듯…박지현 행보도 '주목'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최강욱 의원에게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사실상 강경 대응을 주문했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추후 민주당 내 쇄신 목소리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0일 오후 제12차 정기회의를 열고 최 의원의 징계안건을 논의한 가운데, 심판위원들간 만장일치로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4월 29일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된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동료 의원이 화면에 보이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의원이 해당 보도 후 성희롱 의도를 부인하자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참석자를 비롯한 민주당 여성 보좌진들이 규탄 성명을 내면서 논란이 커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예정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04.20 kilroy023@newspim.com |
당초 당 안팎에서는 최 의원의 발언 수위나 발언의 직접적 당사자가 처분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장 경미한 처분인 '경고'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윤리심판원은 예상을 깨고 당원자격 6개월이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양정에는 ▲법제사법위원회 온라인 회의에서 여성 보좌진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성 발언을 한 점 ▲해명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당내외 파장이 컸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점 등이 고려됐다고 한다.
당원자격이 정지되면 현재 최 의원이 당내에서 맡고 있는 당직은 물론, 오는 8월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모두 정지된다.
이를 두고 윤리심판원이 사실상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의원에 대한 강경 대응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선 게 박 전 위원장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비대위는 지난달 9일 해당 사건을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 요청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 이전에 징계 결정을 촉구하면서 비상징계권 발동을 논의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박 전 위원장과 비대위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던 지난달 25일 회의에서도 그는 "비대위 비상징계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최강욱 의원의 징계 절차를 합당하고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박 전 위원장의 기조는 강경파들로부터 '내부총질'이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윤리심판원이 최 의원에게 중징계를 내리면서 박 전 위원장이 주장한 당내 쇄신 움직임에 힘이 쏠리게 됐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박 전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2일 전격 사퇴한 뒤 잠행을 이어오다 이날 자신의 SNS에 최 의원의 중징계를 촉구하는 글로 침묵을 깼다.
당내 다수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일부 의원들도 박 전 위원장의 복귀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욱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위원장 이제 쉼을 끝내고 도약하자"는 글을 올린 데 이어 20일에도 "한 청년을 희생양 삼아선 안 된다"고 재차 박 전 위원장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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