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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황소'를 실물로 본다...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기사입력 : 2022년04월12일 16:54

최종수정 : 2022년04월12일 17:20

10주년 기념 최대 규모 전시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이중섭·천경자·김환기·박수근·유영국·김창열 등 거장 140작품 공개
4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6개월간 전시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서울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의 기념전 <두려움일까 사랑일까(Fear or Love)>를 개최한다. 약 800평의 공간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시로,  4월 13일(수)에 개관하여 9월 18일(일)까지 약 6개월 간 진행된다.

2012년 8월 29일, 종로구 부암동에 개관한 서울미술관은 개관 후 약 3600여 일의 기간 동안 누적관람객 수 100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명작들을 아우르는 소장품 전시부터 동시대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현대미술작가를 소개하는 전시까지, 서울미술관은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선보이며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개관 10주년 맞이 이번 전시는 '두려움과 사랑'이라는 양가감정(ambivalence·兩價感情)을 기반으로, 시대의 고난과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 고뇌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이룩한 한국 근·현대 거장 31명의 주요 작품을 집대성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소장품을 총망라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중섭 '황소' (1953)_종이에 에나멜과 유채_35.5x52cm [서울미술관 소장] 2022.04.1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_종이에 채색_130x162cm [서울미술관 소장] 2022.04.1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박수근 '우물가(집)' (1953)_캔버스에 유채_78.5x99cm [서울미술관 소장] 2022.04.1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김환기 '십만 개의 점 04-VI-73 #316' (1973)_면천에 유채_263x205cm [서울미술관 소장] 2022.04.12 digibobos@newspim.com

전시의 1부 [그리다]에서는 구상부터 추상, 극사실회화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그린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1부 전시는 2층에서도 이어진다. 2층 아트테라스에서는 달항아리의 접합기법에서 모티브를 얻어 갈라진 남과 북이 하나로 통합되는 평화에 대해 염원하는 강익중의 연작, 환영적인 극사실회화를 통해 실재와 허상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고영훈의 작품, 입체적인 캔버스에 달항아리 형상을 올려 홀로그램과 같은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손석의 작품, 그리고 수천 개의 삼각형 조각을 집결시켜 회화이면서도 부조와 같은 화면을 선보이는 전광영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2부 [바라보다]에서는 색채를 뛰어넘어 한국 미술의 우수한 정신성과 철학을 기품 있게 담아낸 대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2부에서 소개하는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등의 작가들은 'K-아트'로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는 단색 화가들로, 눈에 보이는 형상 보다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과 이를 표현하는 신체의 행위에 집중하며 대상의 본질을 파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300호가 넘는 초대형 걸작들을 통해 예술가들이 작품을 제작하며 감수해야 했던 육체적 고통과 그 안에 담긴 숭고한 정신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 2부 [바라보다] 참여 작가: 김태호, 정상화, 이우환, 김창열, 서세옥, 이건용, 박서보, 곽인식, 권영우 (전시 동선 순)

이번에 최초 공개하는 김환기의 <아침의 메아리 04-VIII-65>(1965)가 2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아침의 메아리 04-VIII-65>는 김환기 화백의 뉴욕 시절 대표 초기작으로, 서울미술관의 지난 10년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져 더 깊은 감동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10년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는 서울미술관의 신소장품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박생광 '범과모란' (1983)_종이에 채색_135x256cm [서울미술관소장] 2022.04.12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유영국 '산'(1989), 캔버스에 유채, 135x135cm [서울미술관 소장] 2022.04.12 digibobos@newspim.com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설명문과 더불어, 서울미술관의 설립자 안병광 회장의 미술품 소장 이야기를 「수집가의 문장」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기획에는 안병광 회장이 직접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140점의 작품은 단순히 천문학적인 숫자의 작품가만으로 판단될 것이 아닌, 작품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사연이 깃들어있는 한 미술애호가의 기록이다.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림을 수집해온 안병광 회장은 혼자만의 기호와 취미를 넘어 더 많은 이들과 그림이 전하는 감동을 나누고자, 2012년 인왕산 자락에 서울미술관을 설립했다.

그가 수집한 그림들은 '한국미술사를 대표하는 명작' 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안병광 회장에게도 미술은 늘 '두려움'과 '사랑'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미술 애호가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품 컬렉터로서 안병광 회장의 이야기를 「수집가의 문장」으로 구성하여 관람객에게 소개한다. 오랜 기간 그림을 수집하면서 그가 작품에 가졌던 다양한 감정, 그리고 수집 과정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하며 수집가로서의 두려움과 아픔, 희망과 사랑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만나볼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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