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삼존불감'·'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등 불상 2점
국보 경매는 최초..운영난에 소장품 또 매각
[서울=뉴스핌]이영란 기자=화려한 광배가 특징인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케이옥션] 2022.1.14. art29@newspim.com |
[서울= 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또다시 문화재급 불상을 경매에 내놓았다. 이번엔 국보 불상이다. 미술관 운영자금이 고갈돼 고육지책으로 소장품을 또 매각하는 것이나 '문화재 지킴 운동'에 앞장섰던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을 떠올리면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다.
미술품경매사 케이옥션(대표 도현순)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리는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 국보 '금동삼존불감과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이 출품된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미술품 경매에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가 출품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금동삼존불감'은 높이 18cm의 불감으로 사찰 내부에 조성된 불전을 그대로 축소한 형태로 추정가는 28억~40억원이다. 불감이란 내부에 불상을 모시기 위해 나무나 돌, 쇠로 만든 집 모양의 건조물을 가리킨다. 이번에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불감은 전체적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고려시대 또는 그 이전 시기의 목조건축 양식과 조각기법을 파악할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큰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또다른 국보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로 유행한 금동삼존불상이다. 높이 17.7㎝로 화려하고 섬세한 후면의 광배가 돋보이는 명품이다. 추정가는 32억~45억원이 매겨졌다.
이 불상은 하나의 커다란 광배 안에 주불상과 협시보살이 양쪽에 세워져 일광삼존(一光三尊) 양식을 취하고 있다. 불교미술 전문가들은 국보 '금동신묘명삼존불'과 유사점이 많은 불상이라고 평했다. 광배 뒷면에 새겨진 명문에 백제 위덕왕 10년(563)이라고 표기돼 연대를 추정해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간송미술관이 경매에 내놓은 국보 '금동삼존불감'의 외부와 불상. [사진 케이옥션]. 2022.1.14. art29@newspim.com |
미술품 경매에 국보가 최초로 출품되는 데다 간송미술관 소장 불상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매는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경합이 이뤄질 경우 문화재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이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간송미술관은 지난 2020년 5월 보물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 2점을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했다. 당시 간송 문화재가 경매에 나온 것이 최초여서 큰 파문이 인 바 있다. 그러나 두 점 모두 경매 현장에서는 유찰됐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약 30억원을 들여 불상 두 점을 사들였다. 이번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보 불상을 수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물관측은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인만큼 평가절차를 거쳐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구조조정을 위해 소장품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다시 내릴 수밖에 없어 송구한 마음이 크다"며 "간송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너그러이 혜량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재단측은 서울관의 시설도 개선하고, 신축수장고도 곧 완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에 귀중한 우리 문화재를 대거 수집한 간송 전형필이 1939년 '보화각'이라는 이름으로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1966년 간송미술관으로 개칭)으로 국보인 '훈민정음 해례본'과 '청자상감운학매병', 겸재 정선의 작품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봄가을 무료전시를 통해 소장품을 선보였고, 대구에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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