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4분기 전체 가구소득 3.2% 감소
'유자녀‧여성가구' 소득 23% 급감
한은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바이러스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이 저소득층에 집중됨에 따라 가구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대면 일자리 종사자와 자녀가 있는 여성 세대주 가구의 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중 근로소득(-2.9%) 및 사업소득(-1.2%)이 감소하면서 전체 가구소득은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 감소율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1분위(하위 20%) 소득이 17.1% 감소해 여타 분위 대비 두드러지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2분위 5.6%, 3분위 3.3%, 4분위 2.7%, 5분위 1.5% 감소에 그쳤다.
(사진=한국은행) |
분석대상은 전국 2인 이상 비농림어업 가구이며, 분석에 활용된 가구 수는 1만2138가구다. 분석 시기는 수도권으로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 2~4분기다.
다만, 이 조사에서 정부 지원금 가구 간 이전소득은 코로나가 가구소득에 미친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있어 가구소득에서 제외하고 분석했다. 따라서 조사 결과에는 정부 정책의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 배율(P50/P10)은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2020년 같은 분기에 5.9배로 상승했다. 이는 중위소득의 증가보다 하위소득의 감소가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의 원인은 고용충격(비취업가구의 증가)과 소득충격 (저소득 취업가구의 소득 감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분위의 소득 감소를 쪼개보면 고용충격 요인이 3분의1 정도 기여(36.2%)했으며, 핵심노동연령층 내에서 보면 동 요인의 기여도는 절반 수준(46.3%)까지 상승했다.
(사진=한국은행) |
고용충격은 코로나19 이후 소득 1분위 중 실업‧비경제활동 등 비취업가구 비중은 8.7%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30~54세의 핵심노동연령층에서 비취업가구의 비중이 10.4%p 크게 상승했다.
취업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가구의 소득을 살펴보면 소득 1분위 중 고대면 일자리에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와 유자녀‧여성가구의 소득 감소가 중‧하위소득 간 격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이후 고대면 일자리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와 유자녀 여성가구의 소득은 각각 29.1%, 23.1% 감소했다. 반면 고대면이 아닌 일자리에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와 유자녀 여성 이외 가구의 소득은 4.9%, 16.4% 감소에 그쳤다.
송상윤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본고의 분석 결과는 코로나로 인한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 현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자영업의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 자녀가 있는 여성가구의 경력 단절에 따른 성별 소득격차 확대는 향후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