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심경 글 올려…"맡은 바 소임 수행할 것"
정제천 신부도 언급…"정의구현사제단인지 알지 못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을 입수해 법무부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감찰을 무력화하는 내부의 공격들, 극도의 교만과 살의까지 느껴진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 부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렵고 떨리는 시간들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leehs@newspim.com |
한 부장은 "진실되고 겸손하게 살아가려는 저의 삶을 왜곡하는 언론의 거짓 프레임들, 감찰을 무력화하는 내부의 공격들"이라며 "극도의 교만과 살의까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죽음으로 내몰려진 상처받은 삶들을 잊지 않겠다. 진실은 가릴 수 없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 부장은 같은 글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정제천 신부를 언급하기도 했다. 정 신부는 최근 대검을 방문해 한 부장을 만나 논란이 된 인물이다.
한 부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저서 '세월의 지혜'를 소개하며 "이 책을 번역해 주신 존경하는 정 신부님께서 저로 인해 곤혹스러우셨겠다"며 "그간 정의구현사제단이신지 알지 못했다"고 적었다.
앞서 정 신부는 윤 총장이 직무에 복귀한 지난 1일 대검을 방문해 한 부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오후 5시5분경 한 부장이 정 신부를 대검 지하 주차장으로 배웅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7일 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 총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제 및 수녀 3915명이 성명에 참여했다. 이 중엔 정 신부 이름도 올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 부장과 정 신부가 천주교 성명에 대해 사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신부는 한 부장의 초대로 대검을 방문한 것일 뿐 성명 관련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윤 총장 측은 이성윤 중앙지검장, 정진웅 전 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과 함께 한 부장을 10일 열리는 징계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부장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 및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징계위 핵심 쟁점 중 하나인 '판사 사찰 문건'을 입수한 뒤 법무부에 전달하거나 감찰·수사 상황을 법무부에 수시로 보고하는 등 적법 절차 준수를 위반한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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