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프 성폭행·강제추행 혐의 1·2심 유죄…대법, 상고 기각
상고심 과정서 사건 당일 CCTV 공개 됐지만 반영 안 돼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자신의 집에서 여성 스태프를 성폭행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3) 씨가 상고심에서 유죄를 확정 받았다. 상고심 과정에서 사건 당일 자택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으나 원심 판결에 대한 법리적 해석의 잘못이 있는지 여부만 따지는 상고심 절차에 따라 최종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5일 오전 10시 10분 준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 씨의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팬티 외부에서는 강 씨의 유전자형(DNA)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생리대에서 피고인 유전자형이 검출된 점,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당시 피고인 행동이나 느낀 감정 등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점, 사후 강 씨로부터 고액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이 지난 6월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6.11 mironj19@newspim.com |
앞서 강 씨는 지난해 7월 9일 자신의 경기도 오포읍 자택에서 함께 일하던 외주 스태프 여성 2명과 술을 마셨다. 강 씨는 이후 이들이 잠들어 있던 방에 들어가 스태프 한 명을 성폭행하고 나머지 1명을 성추행 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중 1명이 친구에게 "강지환 집에 술을 마시러 왔는데 갇혔다"며 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했고 강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강 씨는 이후 두 차례 걸친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같은 해 7월 13일 구속을 앞두고 "피해자들이 내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통해 크나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이런 상황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1·2심 재판부는 강 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강 씨는 1심 집행유예 선고 이후 구속 5개월 만에 석방됐다.
강 씨는 올해 6월 항소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고 두 달여 만인 지난 8월 사건 당시 강 씨 자택 내부를 촬영한 CCTV 영상을 추가 공개하며 피해자들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 씨 측은 강 씨는 스태프들과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었고 두 사람의 부축으로 방에 옮겨졌으며 두 사람은 강 씨가 잠든 사이에 샤워를 하고 속옷만 입은 채 집을 구경하는 등 모습이 해당 영상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당일 피해자 중 한 명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하며 이들이 사건 발생 시각에 지인과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에 이같은 자료들이 새로운 증거로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상고심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원심 판결에서 판단된 사실관계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 심리하지 않고 법리해석의 잘못 여부 만을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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