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래저축은행 직원들,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유상증자 참여
1심 "다시 줘야" → 2심 "참여 안 한 사람도 있어…줄 필요 없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퇴직금을 우리사주 매입방식으로 중간 정산 받았다 회사가 파산해 손해를 본 근로자들에게 다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강모 씨 등 233명이 옛 미래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이들은 옛 미래저축은행 직원들로, 2011년경 회사가 신주를 발행할 때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는 형식으로 우리사주를 매입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미래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들은 "중간정산은 직원 개인의 의사나 판단에 의한 게 아니라 모두 사측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며 "이미 적립된 퇴직급여를 회사의 증자대금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측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정이 안정화되는 시점인 6개월 내에 퇴직정산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지급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직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요구가 있는 때에만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당시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할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다음 이를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며 지급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당시 사측의 위법한 강박행위가 있었고 이로 인한 공포심으로 원고들이 향후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직원들 중 아예 중간정산 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중간정산을 받았어도 유상증자에는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다수 있다"고 사측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적법하다고 보았다. 대법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중간정산 퇴직금에 관한 부제소 특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각서를 제출받은 게 신의성실에 원칙에 반한다는 것도 이유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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