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이태원에서 가수 '블루'로 활동 중인 순덕(김은영) 앞에 성격 차이로 별거(?) 중이던 엄마(조민수)가 들이닥친다. 엄마는 동생이 자신의 가겟세와 순덕의 비상금을 들고튀었다고 폭로한다. 모녀는 막내를 찾기 위해 단 하루, 손을 잡기로 합의하고 이태원을 누빈다. 그러나 극과 극 성향의 두 사람은 사사건건 충돌하기 바쁘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 [사진=㈜트리플픽쳐스] 2020.05.26 jjy333jjy@newspim.com |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챔피언'(2018) '팡파레'(2019) 등에 출연한 배우이자 '분장'(2016)을 연출한 남연우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큰 줄기는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는 모녀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고 화해한다는 것. 확실히 익숙하다. 그러나 거북하거나 지루하진 않다.
어떤 상황에서도 억지 감동이나 울음을 유발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모녀의 속사정이 드러날 때도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때도 시종일관 경쾌하다. 캐릭터들도 재밌다. 특히 거침없고 불같은 성격이지만, 약자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한 엄마와 언제나 냉철하고 차분한 딸이 그렇다. 일반적인지 않은 모녀의 성향이 예상치 못한 충돌을 만들어 낼 때 재미가 크다.
메시지는 유의미하다. 극중 모녀는 이태원을 누비며 외국인 노동자부터 트렌스젠더, 싱글맘,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모두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아 온 이들이다. 남 감독은 거북한 문어체 대사 없이, 그저 두 모녀가 거리낌 없이 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내버려 두는 방식으로 '다름'과 '편견'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초미의 관심사' 스틸 [사진=㈜트리플픽쳐스] 2020.05.26 |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그중에서도 조민수와 김은영의 모녀 호흡이 기대 이상이다. 조민수는 개성 넘치는 패션부터 맛깔나는 대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엄마를 사랑스럽게 빚어냈다. '걸크러시' 아이콘 김은영은 대중이 생각하는 혹은 원하는 제 이미지를 그대로 캐릭터에 녹여냈다. 데뷔작이란 점을 감안하지 않아도 꽤 안정적인 연기력이다.
김은영은 본업인 래퍼 치타로서의 능력도 십분 발휘했다. 그는 '니드 유어 러브(Need Your Love)' '얼(Urr)' '필름(Film)' '레이디(Lady)' '킥 잇(Kick it)' 등 재즈풍의 OST 다섯 곡을 직접 만들어 듣는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편견'을 주제로 한 가사까지 얹어 영화의 메시지 전달에도 공을 세웠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 초청작이다.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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