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제품‧생필품 발송 급증…한중 항공노선은 77% 감소
"항공기 추가 확보해 발송 물량 늘려…조만간 해소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 A회사에 다니는 김지현(35·가명) 씨는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지사에 있는 직원에게 우체국 국제특송(EMS)으로 마스크를 발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내에서 마스크 구입이 어려워 급하게 조달한 것이다. 하지만 한달이 다 되도록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 그대로 쌓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문의를 했다. 하지만 우체국 담당자로부터 "현재 물량이 많아 1월에 발송한 물품들이 나가고 있다"며 "언제 발송될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김씨처럼 중국 내 교민 등 지인에게 보낸 방역제품‧생필품 등의 배송이 지연되며 애를 태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배송지연에 따른 피해는 더욱 크다. 김씨도 이런 사정으로 서둘러 마스크를 보냈지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중국행, EMS 미발송 물량 8만4000통…한중 노선 77% '뚝'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27일 기준 우체국 홈페이지 국제우편 배송조회 화면. 우편물이 지난 3일 발송 후 현재까지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 머물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20.02.27 yunyun@newspim.com |
27일 항공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행 우편물이 폭증한 반면 중국행 항공편이 급감해 미발송 물량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정사업본부는 27일 기준 중국행 EMS 미발송 물량을 8만4000통으로 집계했다. 중국행 우편물이 지난달 28일부터 하루 1만6000통으로 큰폭으로 증가했고 지난 3일에는 하루 5만4000통으로 정점을 찍으며 이같이 증가한 것이다.
한때 우체국 일부 지점에서 중국행 우편물 접수를 중지한다는 공지를 내면서 중국에 지인을 둔 사람들이 앞 다퉈 우체국으로 몰렸다. 이에 우정사업본부가 "우편물 접수 중지 지침은 오해"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국내 항공사의 한중 노선의 운항 회수는 약 80% 가까이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적기 8개 항공사들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 초 59개 노선으로 주 546회 운항했지만 2월 첫째주 380회(30%)에서 둘째주 162회(70%), 셋째주 126회(77%)까지 줄어들었다.
◆ 배송소요 기간 3일→한달?…우정사업본부, 항공기 확대‧페리운송 병행
그 결과 평균 3일이면 배송이 완료됐던 것과 달리 한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여객기 안에 화물도 실어 보내니 중국 노선 운휴와 감편이 확대되면서 배송 물량이 감소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우편물 접수는 급증한 상황에서 항공편 감소가 지속되면서 미발송 물량이 누적됐다"고 말했다.
현재 유지되는 중국 노선 항공 여객기에는 구호품 이외 물품은 후순위로 운송되는 실정이다. 운송계약사 4개 가운데 중국 국적사인 중국남방항공편은 현재 이용이 불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미발송 물량 해소를 위해 항공기를 추가 확보하고 페리를 활용한 해상 운송 수단을 추가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나머지 운송계약사 중) 항공기를 추가로 확보해 발송 물량을 늘렸다"며 "최근 들어 접수 물량도 줄고 있어 조만간 소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항공기 10대로 하루 4500통씩 보내던 물량을 12대, 5000통까지 늘렸으며 지난 22일부터는 중국내 물량 비중이 높은 북경과 상해 지역에 페리를 활용한 운송을 시작했다.
동시에 최근 일주일 간 중국행 우편물은 하루 평균 5500톤으로 줄었고, 지난 25일과 26일에는 3000톤으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미발송물량도 17일 10만3000통에서 21일 9만5000통, 26일 8만4000통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