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6일 이정현 벌금형 원심 확정…의원직은 유지
방송법 제정 32년 만 첫 유죄 판결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정현(61) 무소속 의원이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1000만원을 확정했다. 방송법 제정 32년 만에 나온 첫 유죄 판결이다.
다만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될 때에만 당선을 무효로 하는 현행법에 따라 의원직은 유지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앞서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이 의원은 이날 2심에서는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2019.10.28 mironj19@newspim.com |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오전 이정현 의원의 방송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이 의원 측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 21일 한국방송공사(KBS)가 참사 당시 정부와 해양경찰의 대처를 비판하는 취지의 보도를 내보내자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송사의 편집권을 침해하고 보도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의원은 당시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간다", "10일 후 어느정도 정리된 뒤에 (보도를)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방송법에 방송 자유와 독립권을 명문화 한 지 30년 만에 해당 법 위반으로 기소된 첫 사례였다.
1심은 이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이고, 언론 중에서도 방송이 국민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경각심 없이 행사됐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간섭이 더 이상은 허용되면 안 된다는 선언"이라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이 의원의 방송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형량은 벌금 1000만원으로 낮췄다.
이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그는 1987년 방송법 제정 이후 보도개입 혐의로 첫 유죄 판결 사례로 기록됐다.
방송법 제4조와 제105조는 방송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은 1심 징역형 집행유예보다 낮은 2심 별금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직을 상실하도록 규정한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