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꼬집어 온 정지영 감독이 신작 ‘블랙머니’를 들고 극장가를 찾는다. 이번에는 IMF 이후로 돌아가 금융스캔들 이면을 들여다본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블랙머니’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진웅, 이하늬가 참석해 작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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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는 거침없이 수사하는 ‘막프로’ 검사가 자신이 조사하던 피의자의 자살로 곤경에 처하면서 시작된다.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던 중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는 게 큰 줄기다.
정 감독은 “이번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시끄러웠던 금융스캔들을 모티브로 한다”며 “현실에는 무수한 영화 소재가 있다. 그중에서도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우리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들이다. 그것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스며들어서 무의식화된다. 나쁠 경우에는 상당히 위험하다. 그래서 함께 파헤쳐서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토론하고 싶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을 끝내니 시국이 맞붙었다. 하지만 기획부터 염두에 둔 건 아니다”며 “금융 비리 사건이라 검찰이 나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대중에게는 낯선 경제 문제라 그 검사를 일반 검사로 설정했다. 영화에 검찰 개혁과 맞물리는 여러 화두가 들어 있는 게 틀림없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은 없다. 이 영화의 결과가 대중의 가치관(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지검 ‘막프로’ 검사 양민혁은 조진웅이 연기했다.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인물이다.
조진웅은 “저도 금융에 관해서 잘 모른다. 실제 영화 속 자료를 보고 한 말도 ‘응 뭐라고?’였다. 그래서 최대한 쉽게 풀려고 신경을 썼다”며 “아마 관객은 양민혁의 시선을 쫓아오면 쉽고 정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화 '블랙머니'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이하늬는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의 소유자 김나리 역을 맡았다. 태어나면서부터 엘리트 길을 걸어온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대리인이다.
이하늬는 “굉장히 인텔리한 캐릭터다. 영어 대사도 있고 똑똑한 사람은 말투, 쓰는 단어만 봐도 굉장히 지적인 사람인 걸 알 수 있지 않으냐. 그런 걸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또 김나리 역시 나라를 생각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안정과 국익의 상충, 가치관의 부딪힘과 미묘한 선들을 어떻게 넘나들지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이하늬는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사건이 있다면 이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건이다.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죽을 때까지 계속 있을 법한 일들이다. 사회적 고발 영화일 수도 있고 문제를 제기하는 영화일 수도 있다. 많은 분이 함께 보고 공감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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