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동맹 변화, 중·일 갈등 여전…한·일 협력 절실
22일 '다케시마의 날' 각료급 파견도 자제 가능성
'강한 일본' 위해 안보 우경화 가속하면 긴장 불가피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총리직을 걸고 던진 조기 총선 승부수가 성공했다. 집권 자민당은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해 독주 체제를 갖췄고, 당내 기반이 미약했던 다카이치 총리는 단숨에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번 총선으로 인한 일본 국내정치 지형 변화가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권력 기반이 강화됨에 따라 한·일 양국의 정상이 모두 높은 국내 지지율을 유지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양쪽 모두 한·일 관계에서 국내 정치를 의식한 강경 자세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는 현재의 협력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의 동맹 관계 성격이 변화하는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일촉즉발의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절실한 상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을 둘러싼 국제적 환경이 엄중한 상태이므로 다카이치 총리는 어렵게 이룬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한·일 관계의 최대 갈등 요소인 역사 문제와 독도 문제 등에서 자극적인 언행을 삼가고 관리하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협력 관계를 형성한 가장 큰 이유가 국제적 환경의 급변과 불확실성 증대인데 이 같은 상황에 변화가 없으므로 한·일 관계 기조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소식통은 정치 기반을 확고하게 다짐으로써 자신감을 갖게 된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관계에서 강경 우익 세력과 영합하기 위한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일본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중앙 정부에서 파견하는 인사의 격을 높여 각료급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일 관계 관리를 위해 오는 22일 열리는 올해 행사에 과거처럼 정무관(차관급)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 총선 대승으로 자신의 평소 지론인 우익 성향의 외교·안보 정책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3대 안보 문서'를 조기 개정하고 방위비 증액, 무기수출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넘어 자위대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헌법 개정까지 추진하려 한다면 한국의 경계심을 크게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국내정치에 정통한 일본 전문가는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은 총리 취임 이후 일관되게 보수적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며 이번 총선 결과도 '대만 유사 발언' 등으로 보수 우익 유권자들을 결집시킨 효과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강한 일본'을 위한 안보정책 우경화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