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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의 장남' 아닌 '첫째 자녀의 첫째 자녀'…보훈처, '장손'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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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보훈처, 독립유공자 후손 취업지원에 '장손'을 남성에 한정"
"'성평등 방안 마련' 인권위 권고 수용...성별구분 없이 해석"
"보훈처 결정 환영...가족 내 성평등 확산 기대"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국가보훈처가 집안의 맏이를 뜻하는 ‘장손’을 성별 구분 없이 ‘첫째 자녀의 첫째 자녀’로 해석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5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보훈처는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장손을 ‘첫째 자녀의 첫째 자녀’로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지침을 개정,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보훈처는 그간 독립유공자의 장손(손자녀)를 대상으로 취업지원을 할 때 장손을 ‘장남의 장남’(1남의 1남)’으로 해석해왔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 위치한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전경.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이에 진정인 A씨는 지난해 보훈처가 맏딸의 아들은 장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독립유공자의 증손자인 자신이 취업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자신이 진외조부이자 독립운동가인 B씨의 유일한 한국인 자녀인 만큼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업 지원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족 기능이나 가족원 역할분담에 대한 의식이 현저히 달라졌다”며 “그럼에도 장손의 개념을 기존 호주제에 근거한 ‘호주 승계인’으로 한정하는 것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로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16조 2항 3호에서 여성도 장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등 장손의 개념을 넓게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시 보훈처는 장손의 사전적 의미와 사회적 관습에 근거할 때 ‘장남의 장남’으로 보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의 진정에 인권위는 지난 7월 장손을 장남의 장남으로 보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 성 평등에 부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보훈처에 권고했다.

이에 보훈처는 헌법상 개인 존엄성과 양성평등, 법적 안전성과 법과 제도적 의미 등을 놓고 여러 안을 검토한 결과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보훈처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보훈처의 권고 수용을 통해 호주제 관행에 근거한 가족 내 남성의 우월적 지위, 여성의 종속적 지위라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개선되고 가족 기능과 역할 분담 등에서 성 평등 인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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