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겸 개인전:영원한 소란' 5일 개막
서울대학교미술관, 올해부터 매해 젊은작가전 준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서울대학교미술관은 국내의 유망한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2019년 첫 번째 개인전으로 '서한겸 개인전:영원한 소란'을 오는 5일부터 개최한다.
서한겸 작가는 개인의 감정과 행위, 그리고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삶과 죽음, 사랑 등 삶의 본질적인 부분과 닿아있는 내용을 작업의 주제로 삼는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서한겸 개인전:영원한 소란'으로 작가의 철학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서한겸 작가 '아이' 시리즈 2019.06.04 89hklee@newspim.com |
작가의 '아이' 시리즈 속 얼굴들은 아이들의 얼굴을 담은 대형 작품이다. '순수'의 상징인 아이들. 하지만 서한겸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순수'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과 고통스러움이 느껴진다. 작가는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으며 이는 다소 폭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본다. 아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담은 '아이' 시리즈를 통해 관람객은 그림 속 아이와 1:1로 마주하며 불안한 아이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순간을 갖게 된다.
가로 길이 30m에 달하는 '롤 드로잉'도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사건의 개연성이 담긴 보통의 '롤 드로잉'과 다르게 서한겸 작가의 롤 드로잉은 각각의 이미지에 집중하면 된다. 작품을 살펴보면 폭력, 위로, 절교, 사랑 등 다양하다. 작가는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현재진행중인 하나의 현장이며 곧 우리의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서한겸 작가 '아이' 시리즈 2019.06.04 89hklee@newspim.com |
익명의 사람들로 가득 찬 '전쟁' 시리즈 또한 이러한 주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전쟁은 인간이 타인에게 가할 수 있는 폭력이 가장 비극적이고 물리적으로 표면화된 현장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죽어가는 누군가의 앞에서 그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깊은 사랑이 역설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드러나는 시공간이라는 점에서 전쟁은 서한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소재다. 한국전쟁의 현장을 담은 사진을 참고해 그린 '전쟁' 연작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사진으로 박제된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이들의 복잡한 감정을 되살려 냄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시금 전쟁의 잔인함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대학교미술관 관계자는 젊은 작가전 작가 선정 과정에 대해 "40세 미만의 작가로 작품은 좋으나 전시 기회가 적었던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부터 1회 정도 젊은작가전을 열 계획이다. 작가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계속해서 논의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학살당할 사람들, 2011, 캔버스에 펜과 유채, 112.1x145.5cm [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
서한겸 작가(33)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서양학과를 2010년에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석사를 졸업했다. 개인전으로 대안공간 눈에서 '어떤 아이'(2013), 대안공간_정다방 프로젝트에서 '예뻐 보여, 플라스틱'(2015), 문화공간 주차에서 '많은 여행과 큰 외로움'을 선보였다. 단체전은 6차례 참여했고 최근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겹의 미학'에 함께 했다.
전시는 서울대학교미술관 코어갤러리에서 오는 7월 7일까지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