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경찰이 정보경찰의 불법 사찰에 대한 징계에 나서기로 했다. 불법 사찰이 적발되면 형사처분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새롭게 제정된 경찰청 훈령 정보경찰 활동규칙에 정보경찰의 징계 사유로 불법 사찰을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찰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목적성이 있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형사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징계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했다.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 의뢰까지도 가능하다.
다만 사찰의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사찰이란 것이 논란의 소지가 있고 위헌적 요소도 있어 법적 구속요건을 명확히 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사찰에 대한 징계와 형사처분을 투 트랙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라며 “위법성과 상관없이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곧바로 징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찰 로고 [사진=뉴스핌 DB] |
앞서 경찰은 지난 1월 경찰개혁위원회가 정보경찰의 정치 개입 및 사찰 가능성을 차단하는 개혁 방안을 권고하자 정보경찰 범위 구체화, 인력 축소 등 내용이 담긴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만들었다.
경찰이 불법 사찰에 대한 자체 징계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 강도 높게 진행되는 정보경찰 개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20일 수사권과 정보권이 결합된 경찰권 비대화 우려와 관련해 정보경찰 통제방안을 논의했다. 당·정청·은 정보활동 시 정치적 중립 의무를 확고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경찰공무원법에 정치 관련 정보 수집을 할 경우 형사처분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정보경찰의 정치나 선거 개입, 일반인 사찰 등 과오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정보경찰의 활동규칙을 제정해 세세히 규정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들이 마련되고 있고, 빠르게 입법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jun89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