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형 황선중 기자 = 당·정·청이 경찰개혁의 일환으로 정보경찰 뜯어고치기에 나서면서 정보경찰 통제 범위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정·청의 정보경찰 개혁안에는 정보경찰의 정치 관여 및 불법 사찰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청와대는 경찰이 정치에 관여할 경우 형사처분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경찰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경찰이 정치 관련 정보 수집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경찰정보활동범위를 명시해 정보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했다.
당·정·청의 정보경찰 개혁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찰공무원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개정안은 정보경찰의 정치 관여 행위를 몇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이나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특정정당이나 특정정치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는 행위, 특정정당이나 특정정치인의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는 행위 등이다.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행위에 관여하는 행위, 소속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이 이 같은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등도 포함돼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민갑룡 경찰청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5.20 kilroy023@newspim.com |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 관여 행위의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 관여라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디까지라고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는 이유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당·정·청이 발표한 정보경찰 개혁안이) 지금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고 너무 인위적”이라며 “지금도 소위 정치 관여, 사찰 등으로 정치 컨설팅처럼 하면 처벌 받고 원칙적으로 못하게 돼있다. 어떤 것은 정치적 사안이고, 어떤 것은 범죄만 관련됐다고 하는 것은 교과서적으로만 가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보경찰을 통제할 기구로 당·정·청이 지목한 경찰위원회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당·정·청은 기존 경찰위원회가 정보경찰 통제, 주요 정책 및 법령, 예규 등 심의를 맡는 등 외부 통제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이전부터 경찰위원회를 경찰관리기구로 격상하는 방안을 준비해왔다. 경찰위원회는 관리기관, 경찰청은 집행기관으로 각자 독자적 업무수행으로 견제와 감시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경찰위원회가 자문위원회로 분류돼있어 독자적 행정기관으로서 대외적으로 의사표시를 하고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위원회 상임위원과 경찰청장이 모두 차관급이어서 위상이 모호하고, 경찰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형식적 심의·의결기구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경찰위원회 위상을 강화, 실질적 관리·감독기구로 개편하는 것이 경찰개혁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웅혁 교수는 “지금 경찰위원회 위원을 살펴보면 경찰 업무를 잘 모르는 변호사들이 많다”며 “관리·감독할 역량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그냥 도장 찍어주는 역할에 머무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위원장의 경우 어느 정권에서나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인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며 “말만 위원회일 뿐 분권 운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jun89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