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의 배후에는 천리마민방위가 있었다고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번 작전 지휘부의 측근을 인용, 천리마민방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타도에 전념하는 반체제 비밀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조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천리마민방위는 2017년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 당시 김정남의 자제들을 마카오에서 피신시켜 관심을 모았다.
천리마민방위는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주재한 북한 대사관 외벽 훼손은 자신들이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김정남 암살 혐의를 받은 용의자들의 재판이 열리기 2시간 전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 4명이 대사관 외벽에 그래피티를 그렸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은 이달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성명을 발표했다. 천리마민방위는 성명에 "이 발표를 들은 체제 내부 사람들에게, 우리는 당신이 탄압을 거부하길 요구한다"며 "그들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조용히 저항하라"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천리마민방위가 어떤 정부와도 협력하지 않았으며 미국 정보국은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사건이 발생한 시기의 민감성과 사안의 성격을 고려할 때 사건에 관여하기를 꺼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페인 언론 엘 파이스는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미국 CIA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CIA에서 한국 연구원으로 재임한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비핵화 회담 전 북한 대사관 습격이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렸을 수 있다"며 "이것은 CIA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로이터통신이 미 국무부와 CIA에 워싱턴포스트의 해당 보도에 대해 묻자 미 국무부는 스페인 정부를 언급하며 직접적 답변을 피했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CIA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스페인 엘 콘피덴시알은 지난달 22일 마스크를 쓴 괴한들이 마드리드에 위치한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직원들을 묶고 재갈을 물린 뒤 4시간 후에 대사관 컴퓨터를 차에 실어 떠났다고 최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정보국 전문가들은 천리마민방위가 훔친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였던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를 비롯한 북한 인사들의 정보가 있어 외국 정보국이 그것을 간절히 찾고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인 이성윤 터프츠 대학교수는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제재를 피해 유럽에서 사치품들을 수입하려한 북한의 시도와 관련있는 연락처와 문서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김혁철 특별대표의 주요 임무"라고 설명했다.
한 남성이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 대사관을 지나가고 있다. 2019.02.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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